(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마약 밀매범 검거에 실패하면서 해직당한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 분)는 고향 기장으로 낙향해 고깃집을 운영한다.
하지만 생업은 뒷전, 자율방범대 컨테이너를 아지트 삼아 동네의 '반백수' 남자들을 거느리고 마을의 온갖 대소사에 관여하며 기장 평화를 수호하는 자칭 '보안관' 역할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인근 해운대에 마약이 돌기 시작하고, 청국장환 사업으로 성공한 종진(조진웅 분)이 비치타운을 건설하겠다며 기장에 내려온다.
마약 밀매범 검거 당시 종진을 처음 만났던 대호는 형사의 직감으로 종진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고 처남 덕만(김성균 분)을 조수 삼아 증거를 잡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두 사람의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종진이 재력과 겸손함을 앞세워 마을 사람들의 민심을 얻으면서 대호는 점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보안관'은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가 서울에서 내려온 사업가 종진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고, 종진으로부터 고향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유쾌하게 담은 코미디 영화다.
마약 사범을 뒤쫓는 과정을 담은 수사물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느 범죄 영화에 등장하는 히어로와는 전혀 딴판이다.
대호는 직장에서 퇴출당하고 집에서는 딸과 아내의 잔소리를 듣는 중년의 평범한 '아재'다. 슬슬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는 나이지만, 여전히 영웅본색의 주윤발을 흉내내면서 넓은 오지랖으로 온 마을을 휘젓고 다니는 '못 말리는' 캐릭터다.
전직 형사이기는 하지만 그가 벌이는 수사는 치밀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범죄로부터 고향을 지켜내겠다는 정의감과 애향심은 따를 자가 없다.
영화는 경찰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 좌충우돌하면서 마을과 정의를 지킨다는 줄거리를 통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면서 현실을 풍자한다.
바닷가 마을 기장을 무대로 경상도 출신인 주조연 배우들이 구사하는 유창한 사투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중반 이후 반전이 가해지면서 극의 전개 속도가 빨라지지만, 대호와 덕만의 수사가 번번이 실패하는 에피소드들로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극 초반은 다소 느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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