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洪·安 '원샷 단일화' 제안했지만…'첩첩산중' 성사 불투명

입력 2017-04-25 02:47   수정 2017-04-25 11:49

劉·洪·安 '원샷 단일화' 제안했지만…'첩첩산중' 성사 불투명

劉, 마지못해 제안 수용했지만 '독자 완주' 소신 여전

劉-洪, 감정의 골 너무 깊어…安, 여전히 자강론 견지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바른정당이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3자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해 대선을 불과 15일 앞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맞선 '반문'(반문재인)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른정당은 24일 밤 7시 30분께부터 25일 0시 30분까지 약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고 유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 간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이에 따라 3자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차 시한이 될 것으로 보이는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인 29일까지 닷새 동안 바른정당이 주도하는 다양한 접촉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문 단일화가 성사되기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승민 후보가 당의 3자 단일화 제안이라는 결론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3자 후보 단일화 자체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유 후보는 의총에서도 3자 후보 단일화 요구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피력했다. 다만 소속의원들의 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센 만큼 당이 주도하는 제안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바른정당이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측과 접촉을 통해 단일화를 위한 협상안을 마련해도 유 후보가 동의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 후보는 사실상 홍 후보와 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며,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단일화 불가에 기초한 완주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홍 후보는 당내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청산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과거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한 의혹까지 더해 후보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해서도 안보관이 불안하다며 단일화에 선을 그은 상태다.

이에 따라 유 후보가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홍 후보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홍 후보 역시 최근 선거운동 및 TV 토론회 과정에서 유 후보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단일화에 나설지 불투명하다. 특히 홍 후보는 그동안 후보 단일화가 아닌 유 후보에 대해 일방적인 흡수를 주장해왔다.

안 후보도 여전히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때 문 후보를 앞서기도 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주춤하고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안 후보가 최후 수단으로 단일화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른정당과 홍 후보 측, 바른정당과 안 후보 측이 양자 간에 부분적인 의견 접근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3자 단일화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3당은 이념적으로나, 지지기반에 있어 이질적 요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국당에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데 책임이 큰 친박 세력이 존재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탄핵에 적극적인 호남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이 홍 후보 및 안 후보 측과 단일화 방침에 합의하고, 유 후보가 이를 수용하더라도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이라는 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유 후보와 홍 후보, 또는 유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양자 단일화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며 문 후보의 집권 저지를 단일화의 목적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3자 단일화가 아닌 양자 단일화로는 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둔 양자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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