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긍정적 독백과 확신으로 강해졌다"
KBO 시절 별명 '神'…"과찬에 기분은 좋았지만, 다소 불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국 프로야구(KBO) 3년을 거치며 미국 프로야구(MLB) 평범 이하의 선수에서 주목받는 거포로 거듭난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가 '긍정적 독백'(positive self-talk)을 재탄생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테임즈는 24일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정신력 훈련기법에 관한 책을 읽고, 이를 타격에 적용하려 노력한 것이 실효를 거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야구에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정신적인 접근 방식이었다"며 "MLB 데뷔 초기 나를 약하게 만든 문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잡념에 휩싸인 채 타석에만 서면 홈런을 치려 했고,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도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털어놓았다.
테임즈는 "하지만 이제는 투수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는다. 불필요한 잡념과 불안을 떨쳤기 때문"이라며 "스스로 긍정적인 이야기를 끊임없이 지속해서 하다 보면 정신력이 강해진다. 우리 뇌는 우리가 공급하는 내용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 독백과 긍정적 확신을 가지려 노력했더니 정말 도움이 됐다"면서 "우리 몸과 생각이 그 말을 믿게 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테임즈는 2008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219번째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돼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블루제이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두 시즌을 보내며 타율 0.250, 출루율 0.269, 홈런 21개, 62개 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KBO로 이적하며 괄목상대할 성장을 보였다.
2013년 12월 NC 다이노스에 영입된 테임즈는 세 시즌 동안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2015년에는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테임즈는 지난해 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총 1천600만 달러에 계약하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로 복귀했으며 24일 현재 타율 0.359, 출루율 0.461, 장타율 0.828, OPS(출루율+장타율) 1.289, 8홈런, 14타점 등 발군의 성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홈런은 내셔널·아메리칸 양대 리그 통틀어 1위다.
트리뷴은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다 MLB에 복귀한 테임즈의 눈부신 새 출발이 신기루에 그칠지 더 큰 결실로 이어질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괄목할만한 변화에 일각에서는 약물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으나, 테임즈는 이를 '정신력 강화' 덕분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한편, 테임즈는 한국에서 듣던 '신'(God)이란 별명에 대해 "미국에서는 한 소녀 팬이 저스틴 비버 같은 팝스타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 한, 듣기 어려운 말 아닌가. 그래서 조금 불편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야구 선수로서 듣고 싶은 별명은 아닐 거다. 과찬에 기분 좋고 흥미롭다고 느꼈지만, 너무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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