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조원진 묶은 '보수 대통합론'…바른정당 제안 평가절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이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홍준표 대선후보를 앞세워 '보수 대통합론'을 재점화했다.
홍 후보를 중심으로 바른정당을 아우르는 한편, 이른바 '태극기 진영'의 새누리당 조원진·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까지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혔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하락세가 완연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홍 후보와 이들의 '3자 구도', 나아가 문 후보와의 '양자 구도'로 흐름을 재편해보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25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이번 주 중에는 보수 대통합이 될 것으로 본다"며 "남재준, 조원진, (바른정당) 유승민, 이렇게 해서 대통합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조 후보는 TV 토론을 통한 후보 단일화를 홍 후보에 요구한 상태다. 바른정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원샷 단일화'를 제안했다. 남 후보도 단일화에 긍정적이다.
보수·우파 진영의 힘을 끌어모으면 문 후보, 안 후보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로 갈라진 좌파·진보 진영의 후보들을 꺾을 수 있다는 내부 보고서도 홍 후보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다만 바른정당과 달리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는 배제했다. 안 후보에 흘러갔던 보수층 지지가 홍 후보에게 돌아오고 있다는 게 홍 후보측의 시각이다.
공개적으로 안 후보를 "초등학생 수준도 안 되는 분"이라고 '막말 공세'를 한 홍 후보도 이날 "이념과 정체성이 너무 달라서 안 후보와는 단일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맥락에서 바른정당이 제안한 홍 후보, 유 후보, 안 후보의 '원샷 단일화'를 두고 한국당은 '명분 쌓기'라고 평가절하했다.
유 후보의 완주 의지가 굳은 상황에서 단일화 가능성이 작은 안 후보까지 끌어들인 것은 자신들의 좁아진 입지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이라는 논리다.
단일화 추진 방향과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 등을 놓고 사분오열된 바른정당에선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을 필두로 한국당으로 '역탈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한국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미 전열이 흐트러진 바른정당, 거기서 홀로 싸우겠다는 유 후보에 우리가 먼저 손 내밀 이유는 없다"며 "홍 후보 중심으로의 보수 통합론뿐"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여론조사 단일화보다는 지지기반인 영남권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유 후보의 '투항'을 받아내겠다는 게 홍 후보측의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바닥 민심과 자체 내부 조사에서 감지된 홍 후보의 상승세가 실제 여론조사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유권자에 의한 단일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홍 후보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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