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수부대 사용에 신중해라"…美 전문가 충고

입력 2017-04-25 11:01  

"트럼프, 특수부대 사용에 신중해라"…美 전문가 충고

모이어 연구원 "특수부대는 전술수단일 뿐 전략선택은 안돼"

과거 실패사례 교훈 삼아 '참수작전' 등에 신중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네이비실, 그린베레, 레인저 등 특수부대에 대한 미국민의 애정은 '각별'하지만, 미국 행정부는 이런 정예부대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수전 전문가인 마크 모이어 미 외교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첫 특수부대(제1 특수임무부대)가 발족한 이후 미국 특수부대 규모는 꾸준히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미 합동특수전사령부(SOCOM) 산하 합동특수전대학 연구원이기도 한 모이어는 2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 기고문에서 특수부대 확대에 전기를 마련한 사람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으로 불과 2천여 명에 불과하던 그린베레(육군 특전단)를 1만500여 명으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네이비실(해군 특전단)도 창설했다고 강조했다.

모이어 연구원은 '미국의 위험한 특수부대 사랑'이라는 이 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권 시인 2001년에는 SOCOM 산하 특수부대가 3만8천여 명으로, 다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에는 7만여 명으로 각각 증강됐다고 설명했다.

신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직후 예멘과 이라크 등 중동권에서 활동 중인 '아라비아 알카에다 지부'(AQAP), '이슬람국가'(IS) 등 무장 테러조직들을 상대로 한 대테러전에 델타포스, 데브그루(네이비실 6팀) 등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 특수부대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모이어 연구원은 그러나 특수부대를 투입한 과거의 역사를 보면 동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 특수부대는 전술수단이지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수부대원들은 고공 강하 등 고난도의 훈련을 이수한 우수한 자원임은 틀림없지만, 불리한 상황을 항상 극복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구출을 위해 델타포스를 중심으로 한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해 기습전을 시도했지만, 목표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8명의 미국인 사망자만 발생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소말리아 군벌 모하메드 아이디드 검거작전에 델타포스 요원들을 투입했지만, 작전이 실패하는 바람에 전사한 미 조종사의 시체가 폭도들에 의해 수도 모가디슈 거리를 끌려다녔다.

오바마 대통령도 시리아 내 친미(親美) 반군 세력에 대한 훈련 지원 등에 그린베레 등 미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했지만, 현지 반군 가운데 4∼5명이 훈련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나타나 '실패작'으로 귀결됐다.

그는 또 특수부대원들이 전술적으로 성공했다더라도 전략 효과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부시와 오바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특수부대원들을 동원한 핵심 지도자 제거작전을 펼쳤지만, 반군들은 점령지와 주민들을 무기로 굳건하게 버텼다.

특히 데브그루에 의한 알카에다 창설자 오사마 빈라덴 제거에도 알카에다 전체 조직을 마비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가 은신한 파키스탄에서는 전략적으로 엄청난 미국에 대한 반발만 초래했다.

2001년 아프간 침공 당시 권좌에 있던 탈레반 세력 와해 사례를 제외하면 전략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특수부대를 보병 같은 정규군 병력은 물론이고 민간 정부 차원의 국가 보안기관들과 연계하는 게 필요하다고 모이어 연구원은 강조했다.

모이어 연구원은 이런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미래전에서 특수부대를 어떻게 사용될지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대규모 병력이 투입되는 전면전에 관심이 없을 것이지만, 선택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4년 대선 유세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약을 통해 당선됐지만, 이듬해 미군 정규군 부대를 베트남에 투입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미국을 이라크와 아프간 수렁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뜻을 천명했지만, 역설적으로 반군을 상대로 하는 전투에 몰입했다.

모이어는 미 특수부대원들이 특정 테러범을 제거하거나 정예부대 훈련과 육성 지원 임무에 탁월하지만, 러시아의 기갑사단이나 북한의 특정 도시를 점령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특수부대 증강을 통해 군 역량을 계속 정규부대에서 특수부대 쪽으로 옮긴다면 전면전을 수행하는 정규군 병력이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가안보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군 베테랑들이 포진해 군에 대해 문외한이면서 비현실적인 전망을 하는 소수의 트럼프 측근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강조했다.

모이어는 해병대를 파병한 것은 특수부대의 과도한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는 좋은 사례로, 트럼프가 과거 역사를 교훈 삼아 특수부대 사용에 신중함을 기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