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후보 단일화론' 재등장…대선 중반전 최대변수 부상

입력 2017-04-25 12:00   수정 2017-04-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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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후보 단일화론' 재등장…대선 중반전 최대변수 부상

바른정당 '3자 원샷 단일화' 제기로 불씨 살아나…비문후보들 부정적

安측 "인위적 연대 거부" 劉 "완주 불변"…洪 "안철수 뺀 단일화 추진"

文측 "탄핵반대세력과 손잡는 반민주연대" 맹공…상황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이광빈 기자 = 중반전에 접어든 '5·9 장미대선' 선거전에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비문 단일화는 비문 정당이 경선 단계에서 선두를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거론해온 비책이었지만 정당별 후보가 선출된 후 일제히 자강론으로 돌아서면서 탄력을 잃은 게 사실이었다.

더욱이 비문 연대의 구심점이 될 수 있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마저 인위적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힘을 받지 못했다.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뒤 정운찬 전 총리와 함께 '제3지대'에서 비문 연대를 모색했지만 이 역시 흐지부지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비문 진영의 한 축인 바른정당이 24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3자 원샷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비문 단일화의 불씨가 되살아난 형국이다.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창당 이후 당과 후보 모두 지지율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내린 극약처방이지만 현재 문 후보의 독주 체제가 가시화되는 흐름 속에서 다시 등장한 방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각 당 후보 선출 후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형성됐지만 최근 안 후보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문재인 독주체제로 환원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여론조사상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이나 문재인-안철수-홍준표, 문재인-안철수-유승민 등 3자 대결에서는 비문 후보의 집권 가능성이 현재보다 높아져 비문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 유혹을 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정치공학적 셈법과 별개로 실제로 단일화 연대가 가능할지 여부다.

본선 과정에서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데다 '친박(친박) 인적 청산' 문제와 안보 관련 정책을 둘러싼 이념적 정체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캠프 간, 후보 간 반응도 엇갈리며 일단 험로를 예고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대선 전 연대 내지 단일화에 분명한 선을 그으며 지금껏 강조해온대로 인위적 단일화는 결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의 '3자 후보단일화'에 대해 "제안하더라도 논의하지 않겠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개혁과 통합, 그리고 미래로 가는 그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저희 당의 입장은 항상 명확하다. 정치인에 의한 인위적 연대는 거부한다"며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 가능하다. 저희는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 역시 전날 의총에서 소속 의원들의 요청에 못이겨 단일화 논의 착수까지는 동의했지만 단일화 자체에는 부정적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완주 의사를 재차 피력한 뒤 "기존 입장에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홍준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중에는 보수 대통합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단일화 대상으로 유 후보와 새누리당 조원진,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를 꼽았지만,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이념과 정체성이 너무 다르다"며 제외했다.

더욱이 비문 진영에서는 인위적 선거연대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할 대목이다.

당장 문 후보 측은 비문 진영의 3자 단일화 논의를 '야합'이라고 규정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른정당이 잘못된 결정을 했다. 오로지 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반문연대에서 색깔 연대로 변하더니, 정권교체 반대 연대로 본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단장은 "3자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반국민 연대고, 탄핵반대세력과 손잡는 반민주 연대이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역사의 명령에 반하는 반역사 연대"라며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범보수 단일화 외에 안철수 후보까지 포괄하는 단일화 성사를 예견하긴 쉽지 않지만 국민의당 역시 문 후보와의 양자구도 재건이 불투명할 경우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지금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면서도 "우리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선거 승리를 위해 나가는 것이니까 '이건 된다, 안 된다' 그런 건 없다. 앞으로 보름이나 남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3자 단일화'를 제안한 바른정당은 투표지 인쇄가 시작되는 29일 이전까지 단일화 성사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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