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자금 무이자로 빌려주고 직접 아파트 지어 싼 값에 공급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의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자 주요 IT 대기업들이 직원들의 내집 마련을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주택을 사려는 직원들에게 무이자 대출이나 보조금을 제공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아파트를 지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하고 있다는 것이다.
텐센트는 본사가 있는 선전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주택을 사려는 직원들에게 50만 위안(약 8천만원)까지, 그 밖의 도시에서는 25만 위안 한도 내에서 무이자로 대출을 제공한다.
알리바바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원용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항저우의 회사 부지에 38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고 추첨을 통해 선정된 직원에게는 시세의 약 3분의 2 정도 선에서 분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주택 가격의 급등을 막기 위해 계약금 최저한도를 높이고 2주택 구매를 억제하는 등 각종 대책을 취했지만 일부 대도시의 집값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해 20~30%나 뛴 상태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JLL 차이나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이 중심부에 위치한 120~130㎡ 면적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천500만 위안(약 24억원)으로, 10년 전의 240만 위안을 6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CBRE 리서치는 이처럼 집값이 치솟은 통에 중국의 평균 가구 소득 수준으로는 대도시에서 아파트를 사는 데 20년이 걸릴 지경이라고 밝혀다.
JLL 차이나의 조 저우 리서치부장은 집값이 높다는 것은 기업들이 최고 인재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하면서 알리바바나 텐센트처럼 직원들에게 호조건의 혜택을 줄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을 가진 기업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선전에서 창업, 최고경영자로 활동하는 글렌 주는 "젊은이들이 선전에서는 주택을 구입할 꿈조차 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13년 전에 대학을 졸업할 당시만 해도 5년 안에 내집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에 견줄 수 있는 기업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샤오미도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와 손잡고 베이징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를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팔 것으로 알려졌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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