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화려한 장엄에 빠지다'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가로 7.5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불화인 경남 고성 옥천사 괘불(경남유형문화재 제299호)이 5월 3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처음으로 서울에 걸렸다.
해마다 괘불전을 열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열두 번째 괘불전으로 고성 옥천사 괘불을 소개하는 기획전 '화려한 장엄에 빠지다'를 25일 개막했다. 괘불(掛佛)은 야외에서 불교 의식을 진행할 때 내걸던 대형 불화다.
고성 옥천사 괘불은 가운데에 석가모니불을 두고 양쪽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배치돼 있다. 인도 영취산에서 있었던 석가모니의 설법 모임인 영산회상(靈山會上)을 묘사한 작품이다.
지리산 쌍계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승려화가인 평삼(評三)이 다른 승려 16명과 함께 1808년 완성했다.
유경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날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고성 옥천사 괘불에 대해 "밝은 주홍색이 지금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 매우 화려한 느낌을 준다"며 "석가모니불이 부각되는 구도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옷을 보면 학과 다람쥐 그림이 있는데, 하얀 바탕에 푸른색 안료를 써서 청화백자 무늬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옥천사 주지인 원각 스님은 "옥천사 괘불은 스님과 시주자 300여 명이 합심해 만든 불화"라며 "2012년 통도사에서 개최한 특별전 이후 약 5년 만에 괘불을 일반에 선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괘불과 함께 괘불을 담는 괘불함도 공개됐다. 소나무 목판을 연결해 제작한 괘불함에는 '일광'(日光), '월광'(月光) 글자와 고대 인도 문자인 범자를 입사(入絲, 금속을 파낸 뒤 다른 색상의 금속을 넣는 것) 기법으로 새긴 장식이 붙어 있다.
괘불함 내부 묵서에는 진양목(晋陽牧, 진주)에 사는 김업발과 철성읍(鐵城邑, 고성)에서 활동하는 김윤평 등 장식을 담당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남아 있다.
이와 함께 전시장에서는 옥천사가 소장하고 있는 '지장시왕도'와 '시왕도(제5염라대왕도)', '동자상'도 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 2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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