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결과 관련 의견 표명…공직자윤리위 회부 검증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판사들의 학술활동을 방해하려 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는 조사 결과와 관련해 서울동부지법 판사들이 책임소재 규명 등 후속 조처를 촉구했다.
동부지법은 25일 부장판사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요구를 담은 글을 법원 내부망에 게시했다.
이들은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해 사법행정권 남용행위의 기획·의사결정·실행에 관여한 분들의 책임소재가 철저히 규명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처에도 "진상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제기되는 사법행정권 남용의 기획·의사결정에 관여한 사람들과 그 관여 정도,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 등에 관한 의혹을 적극 해소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장에게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한편, 각급 법원 판사회의에서 대표를 선출해 구성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만들어 소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태는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사법부에 비판적인 설문조사를 하고 학술행사를 열려 하자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일선 판사에게 행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촉발됐다.
애초 부당지시를 한 것으로 지목됐던 임종헌 당시 행정처 차장은 직무배제 후 자진해서 사퇴했다.
그러나 이인복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는 임 전 차장이 아닌 학술단체 전 회장 이규진(55·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일부 부당지시를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일각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 전 상임위원이 연루된 이번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양 대법원장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해 비위 및 책임 소재 등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철저한 심의·검증과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한편, 공직자윤리위원장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일신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며, 위원회는 새 위원장 물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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