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각료, 이번엔 "대지진, 수도권 아니라 도호쿠라서 다행" 망언

입력 2017-04-25 20:41  

日각료, 이번엔 "대지진, 수도권 아니라 도호쿠라서 다행" 망언

아베 내각 각료 등 잇따른 망언에 "나사 풀린 탓" 비판 나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의 각료가 6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발언을 철회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각료와 여당 정치인들의 설화(舌禍)가 잇따르고 있어 아베 내각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 정부 여당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은 이날 도쿄 도내에서 열린 자민당 내 파벌 ' 니카이(二階)파'의 파티에서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와 관련해 "아직 도호쿠에서, 저쪽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다"며 "(대지진이 난 곳이) 수도권에서 가까웠더라면 막대하고 몹시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망언을 했다.

수도권 지진 시 큰 피해가 났을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이 발언은 대지진에서 친지를 잃고 또 지진 피해에서 벗어나려고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는 도호쿠 지역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지난 4일에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스스로 고향을 떠난 피난민에 대해 "(귀환은) 본인 책임이자 판단"이라고 발언하고 국가의 책임을 묻는 기자에게 "다시는 오지 마라. 시끄럽다"고 반말로 대응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발언에 대해 부흥상 자신은 물론 아베 총리까지 사과했지만, 또다시 동일본대지진 피해자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망언을 한 것이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이날 발언에 대해 "취소하고 싶다.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 각료와 정치인들의 망언이 유독 많이 쏟아지고 있다.

여당 자민당의 후루야 케이지(古屋圭司) 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계열 후보의 공약에 대해 "시민에 대한 사기행위라고 할 수 있는 오키나와(沖繩) 특유의 언제나 있는 전술"이라고 적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오키나와 차별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후루야 위원장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버텼다.

지난 16일에는 야마모토 고조(山本幸三) 지방창생(활성화)담당상이 시가(滋賀)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문화재를 소개하는 학예사(큐레이터)를 '암(癌)'으로 표현하며 "쓸어버려야 한다"고 막말을 했다가 문제가 되자 발언을 철회했다.

말실수는 아니지만 지난 18일에는 중의원이기도 한 자민당의 나카카와 도시나오(中川俊直) 경제산업정무관이 불륜 스캔들로 정무관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망언이나 부적절한 행실 문제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아베 내각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중에 관료와 정치인들의 '나사가 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발표된 교도통신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2%가 아베 내각의 설화 등에 대해 "해이함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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