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깃든 줄임말부터 안티·비토 별명까지 '각양각색'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류미나 박수윤 서혜림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세 글자 줄임말이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물고 물리는 지지층 확보전에 나서면서 각 후보 진영은 물론 당원·지지자들도 세 글자 프레임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중도·보수표심을 둘러싸고 후보자들 간 제로섬 게임이 펼쳐지는 가운데 밴드왜건(유력후보 쏠림) 또는 언더독(약자후보 응원) 현상을 노린 전략적인 세 글자 선거 마케팅이 SNS를 휩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대세론'을 표현한 말들이 많다.
당 경선과정에서 나온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은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아나문'(아빠가 나와도 문재인), '나팔문'(나라를 팔아먹어도 문재인) 등 지지의사가 더욱 강조된 축약어들로 변모했다.
문 후보에 대한 비토 정서를 담은 줄임말도 있다.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을 빗댄 '문유라'(문준용+정유라)라는 말이 등장하는가 하면, '안보불안론'을 반영한 '문찍김'(문재인 찍으면 김정은에게 간다)라는 표현도 회자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이미지 반전'을 표현한 축약어들이 주류를 이룬다.
강한 권력의지를 보이면서 '강철수'(강한 안철수), '독(毒)철수'(독 오른 안철수)라는 말이 나왔고, 4차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지도자란 이미지를 강조하는 '대미안'(대신할 수 없는 미래 안철수), '안파고'(안철수+알파고)도 지지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다른 후보진영이 쳐 놓은 네거티브 프레임을 반영한 축약어들도 있다.
보수진영의 '박지원 상왕론'으로 '안찍박'(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된다)이란 표현이 탄생했고, 문 후보 측이 지적한 '조폭 연루설'에서 '갱(gang)철수'라는 별명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표 축약어는 '홍찍자'(홍준표를 찍으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다.
안 후보로의 보수 결집을 유도하는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이란 말이 퍼지자 아예 '홍찍자'를 공식 구호로 내걸며 맞불을 놓은 셈이다.
홍 후보 자신도 '홍찍문'이 안 후보 측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아니라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특유의 '막무가내' 이미지를 표현한 '홍도저'(홍준표+불도저)라는 말도 인터넷상에서 회자한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유찍유'(유승민을 찍으면 유승민이 된다)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유 후보 측은 26일 전했다.
실제 그는 전날 후보 토론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유승민을 찍으면 제가 된다"라고 강조했고, 다른 각종 홍보 플랫폼에서도 '유찍유'를 선거구호처럼 활용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경우, 최근 토론회에서의 잇단 선전이 반영된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 '토신토왕'(토론의 신, 토론의 왕)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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