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진화…액체로 가공해 와인으로 위장까지

입력 2017-04-26 12:00   수정 2017-04-26 18:41

마약밀수 진화…액체로 가공해 와인으로 위장까지

경찰, 마약 밀반입·투약사범 101명 검거…19명 구속

전직 프로야구 선수·아이돌 가수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한 판매자들과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이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전직 아이돌 가수와 프로야구 선수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액체로 가공된 대마를 와인으로 위장해 유통하려 한 사례도 처음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외국에서 마약류를 몰래 들여오거나 밀반입된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김모(36)씨 등 101명을 검거하고, 이들 가운데 밀반입 사범 등 19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 등 13명은 작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외국에 체류하는 마약판매상에게 18차례 6천700만원을 송금하고, 국제우편이나 여행용 가방, 속옷 등에 마약류를 숨기는 수법으로 밀반입한 뒤 판매,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밀수입한 마약류는 엑스터시, 코카인, GHB(속칭 '물뽕'), 필로폰, 대마 등으로, 매매가는 도합 3억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약 5천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파악됐다.

반입된 마약 중 실제 유통된 약 7천800만원어치는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업원이나 업소 고객에게 주로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마를 젤리, 사탕, 초콜릿, 티백, 쿠키, 비누, 와인, 시럽, 음료수, 전자담배 액상 등으로 위장한 사례도 발견됐다. 특히 액체로 가공된 대마를 와인, 시럽 등과 섞어 정상 제품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은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김모(33)씨 등 3명은 작년 12월 이런 형태로 위장한 대마 32종을 여행용 가방에 숨겨 들여오려다 통관 과정에서 적발됐다. 김씨는 과거 포르셰 승용차를 운전하며 인터넷 방송 생중계를 하다 사고를 낸 BJ(방송 진행자)다.

다만 김씨가 이런 수법으로 위장해 반입한 대마는 세관에 바로 압수돼 국내에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와 아이돌 가수 등 유명인도 범행에 가담했다.

야구선수 출신 곽모(34)씨는 작년 10월 2차례 엑스터시, 코카인 등을 국내로 반입해 유흥업소에서 투약한 혐의로 올 3월 검거됐다. 아이돌 그룹 출신 이모(30)씨는 마약 판매 과정에서 중간책 노릇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로 위장한 대마를 국내로 밀수입하는 단계에서 세관과 공조로 적발해 유통을 차단했다"며 "외국에 있는 마약판매상 등 관련자도 국제 공조로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st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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