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때 연평균 8.4% 증가…이명박·박근혜 정부 땐 6.1%·4%대
절대 규모는 갈수록 증가…올해는 노무현 정부 첫해 대비 2.3배 수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노무현 정부 때 국방비가 연평균 8.8% 증가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국방 예산 증가율이 5%대로 떨어지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4%대로 떨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5일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국방 예산을 둘러싼 논쟁과정에서 보수 정권이 안보를 내세웠지만 실제로 안보와 직결되는 국방 예산 증가율은 노무현 정부가 더 높았다는 주장을 펴며 이 같이 반격을 가했다.
유 후보가 "제가 국회 국방위원장을 할 때는 누구보다 국방 예산을 많이 투입했다"는 말을 계기로 불붙은 논전이었다.
유 후보는 19대 국회 전반기인 2012년부터 2년동안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에 걸친 시기였다.
문 후보의 반박대로 노무현 정부의 국방비 증가율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높았을까.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국방비는 17조5천148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마지막 해인 2007년 24조4천9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3년 7.0%에서 2004년 8.1%, 2005년 11.4%까지 확대됐다가 2006년 6.7%, 2007년 8.8%로 증가 폭이 한풀 꺾였다.
노무현 정부 5년간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은 8.4%였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2012년 국방 예산은 26조6천490억원에서 32조9천576억원으로 연평균 6.1%씩 증가했다.
정권 초반이던 2008년에는 8.8%, 2009년에는 8.7%씩 늘다가 2010년에는 2.0%로 꺾이고서 2011년 6.2%, 2012년 5.0%에 머무른 탓이다.
박근혜 정부 4년간 국방 예산 증가율은 연평균 4.2%로 더 낮아졌다. 국방 예산은 2013년 34조4천970억원에서 2016년 38조7천995억원으로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3.5∼4.9% 수준이다.
올해 국방 예산은 40조3천347조원이 배정돼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따라서 문 후보의 주장은 구체적인 수치에서 약간 차이가 날 수는 있어도 전반적으로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정부 재정 대비 국방 예산도 노무현 정부 때가 소폭 높았다.
노무현 정부의 정부 재정 대비 국방비는 연평균 15.4%로 이명박(14.7%), 박근혜(14.4%) 정부 때보다 높다.
하지만 국방 예산이 꾸준히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갈수록 증가율이 더 가팔라지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그런 점에서 유 후보가 국방 예산의 절대적인 규모를 늘렸다는 의미로 얘기했다면 이는 사실에 어긋나진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전 정권이 꾸준히 국방 예산을 늘려온 탓에 절대 규모는 크게 늘었다.
유 후보가 국회 국방위원장이 되기 이전이던 2011년 국방 예산은 31조4천31억원으로 30조원을 조금 넘긴 수준이었지만 2012년에는 32조9천576억원, 2013년 34조4천970억원, 2014년 35조7천5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국방 예산은 꾸준히 늘어 올해에는 창군 이래 최초로 4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노무현 정권 첫해 때보다 2.3배나 불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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