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직원 집단소송…"전직 감사관 인종차별 일삼아, 임원들은 알고도 무시"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로저 에일스 전 회장과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 등의 성추문으로 홍역을 치른 미국 보수성향 보도채널 폭스뉴스가 이번에는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현직 폭스뉴스 직원 11명은 "불쾌하고 견딜 수 없는"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폭스뉴스를 상대로 뉴욕주 대법원에 집단 소송을 냈다.
이들은 폭스뉴스에서 오랫동안 감사관으로 일한 주디스 슬레이터가 인종차별 발언과 행동을 일삼았으며, 고위 임원들이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슬레이터는 지난 2월 해고당했다.
소장에 따르면 슬레이터는 흑인 직원들이 하는 'ask', 'mother' 등의 발음을 조롱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일부 흑인 직원에게 "누가 아프리카에 가느냐"고 물었다.
또 슬레이터는 그의 "오락과 즐거움"을 위해 소수 인종 직원들에게 백인 여성 상사들과 팔씨름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고소인들은 소장에서 "다이앤 브랜디 수석 변호사와 데니즈 콜린스 인사 담당 임원이 슬레이터의 인종차별적 행동을 알았지만, 흑인 직원들에게 '슬레이터가 고위 임원들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측 변호사 더글러스 위그도와 진 크리스텐센은 성명에서 "인종차별에 관한 한 21세기 폭스(폭스뉴스 모기업)는 '18세기 폭스'처럼 운영해왔다"며 "우리는 이 소송이 21세기 폭스에 잘못을 바로잡는 적절한 접근을 하도록 일깨워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슬레이터의 변호사 캐서린 포티는 성명을 내 이 소송이 "쓸모없고 경솔하다"며 "슬레이터 씨를 상대로 한 모든 인종차별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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