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공원에서 철거 후 처리 논의…박물관 보존 결정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아돌프 히틀러가 제3 제국의 문화 중심지로 만들려던 오스트리아 린츠 시에 기증한 아프로디테 조각상이 철거 9년만에 박물관에서 전시,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조각상은 1942년 히틀러가 나치 조각가 빌헬름 반트슈나이더를 시켜 만든 것으로 '개인적인 선물'로 린츠 시에 기증됐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히틀러는 린츠에서 10대 시절을 보냈는데 권력을 잡은 후에는 린츠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맞먹는 제3 제국의 문화 수도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각상은 65년 동안 린츠시가 내려다보이는 공원에 전시돼 있다가 2008년 일부 미술 전공 학생들이 조각상의 출처를 공개하면서 논란 끝에 철거됐다.
조각상을 보관하고 있던 린츠시 노르디코 박물관은 전시 목록에 히틀러의 '선물'인 아프로디테 상을 추가했다.
린츠시 도리스 랑-마이어호퍼 문화관광 위원장은 시가 역사를 지우기보다는 기억하려고 노력하기를 바란다면서 전시 때는 자세한 설명을 조각상 옆에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 의회에서 내린 이런 결정이 좌우 진영으로부터 모두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녹색당과 극우 자유당은 네오나치 추종자나 조각상을 훼손하려는 시도로부터 조각상을 보호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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