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 총공세…외교안보 합동성명에 군·의회까지 '전면압박'

입력 2017-04-27 11:02   수정 2017-04-27 16:23

美,대북 총공세…외교안보 합동성명에 군·의회까지 '전면압박'

행정부-의회 일치단결된 대북 정책 기조 '최대의 압박과 관여'

합동성명 메시지 "경제제재·외교압박하되 협상도 열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북한이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인민군 창군절(4월 25일)을 계기로 핵실험을 강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북한 핵포기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행정부는 물론 의회, 군 지휘부까지 나서 전면적인 압박에 나섰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외교·경제적인 압박수단을 총동원해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걸 골자로 한 대북정책 기조를 26일(현지시간) 발표했고, 미국 정치권 역시 이에 호응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는 판단 아래 이른바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기필코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국장 등 미국 외교안보팀이 총출동해 이날 오후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북정책을 설명한 대북 합동성명에서 이런 의지가 확연했다.

미 행정부가 전체 상원 의원들을 상대로 백악관 브리핑을 한 것이나, 외교·안보수장들이 합동성명을 발표한 것이나 모두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미국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트럼프 정권이 이를 최우선 순위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에서 대북정책을 두고선 행정부와 의회가 대개 이견을 보여왔으나, 이번 만큼은 일치단결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교안보팀 수장들은 합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핵·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과거의 노력은 실패했다"며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국가안보에 대한 긴급한 위협이자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은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우리 동맹국 및 역내 파트너들과의 외교적 조치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그리고 핵확산 프로그램을 해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종종 거론해온 '무력 사용·선제타격·모든 옵션' 등의 강경 표현은 합동성명에 담기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미국은 앞으로 가능한 모든 경제·외교적 대북제재를 할 기세인데다 파트너 국가라고 할 중국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대북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일단 거론될 수 있는 대북 압박 수단으로는 기본적인 경제·금융제재 강화에 더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김정은 일가 자산 추적·동결, 대북사이버전 강화,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국 배치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시스템 강화,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등이다.

아울러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협상에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힌 만큼 압박과 대화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이 생각하는 대화의 시점은, 경제·외교적 제재를 통해 북한이 어느 정도 손을 들고 나오는 때를 겨냥하고 있어 보여 미국의 전면적인 압박 공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군 지도부가 트럼프 행정부 내 외교안보팀의 합동성명 기조보다 강경한 기조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측면에서 모든 종류의 옵션을 갖고 있다"며 "수많은 선제타격 옵션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그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하와이에 미사일 방어 능력을 추가로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이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하와이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미 50개 주(州) 가운데 가장 먼저 사정권에 들어가는 곳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아울러 전날 주한미군이 사드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전격적으로 기습 배치한 데 이어 조만간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교안보팀이 '압박과 개입'이라는 외교적인 언어를 썼다면, 미군 지도부는 북한의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서 북한을 압박하는 기색이 역력해보인다.

미 의회는 대북 제재의 핵심 당사자인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풀자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미 외교정책에 중대한 영향력을 가진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이날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쏟아낸 메시지가 그렇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성숙한 플레이어로서, 국제사회의 지도국으로서 북한을 제어하기를 기대했지만, 과거에는 그러지 못했다"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와의 관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미 정부는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어 '중국이 북한에 대한 물자 공급을 차단하지 않으면 미국이 '세컨더리 제재'(제삼자 제재)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진행자가 지적하자 "즉각 고려될 수 있는 옵션"이라고 동의를 표해 중국이 북핵과 미사일 도발 위기를 막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줄 것을 강력히 압박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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