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새 출발 하는 대우조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입력 2017-04-27 17:51  

[연합시론] 새 출발 하는 대우조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유동성 부족으로 생사의 기로에 몰렸던 대우조선해양이 회생의 길로 새 출발 하게 됐다. 대우조선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회사채ㆍ기업어음(CP)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자율적인 채무조정안을 확정하고 지난 20일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인가를 신청했다.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법원의 채무조정안 인가가 끝나면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2조9천억 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여기에 산은과 수은은 대출금의 100%, 시중은행은 80%를 출자로 전환하고 국민연금 등 회사채ㆍCP 보유자들은 채권액의 50%를 주식으로 바꿔주게 된다. 출자전환 규모는 2조9천억 원이다. 신규자금과 출자전환금을 합치면 이번 대우조선 회생에 사실상 5조8천억 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신규자금 지원 시기에 맞춰 다음 달 초에는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과정을 감독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가 출범한다. 위원은 조선업계, 구조조정, 회계, 법무, 경영일반 등 경영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7∼8명의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산은과 수은은 실무지원단을 꾸려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관리위를 지원한다. 관리위는 우선 대우조선이 약속한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우조선은 5조3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추진 중이다. 복합업무단지와 밴티지 드릴십, 잉여 생산설비 등 자산을 팔고 대우망갈리아, 웰리브 등 자회사를 매각하는 물적 자구노력과 인력을 줄이고 임금과 복지를 축소하는 인적 자구노력이 포함돼 있다. 모두 혈세 투입의 전제가 되는 것들이다.



대우조선에는 이번 말고도 2015년 10월 '서별관 회의' 결정에 따라 이미 4조2천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추가지원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당시의 약속을 깨고 또다시 지원에 나서는 채권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그런데도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조선을 구제하기로 한 것은 하청기업들의 줄도산과 거제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서다. 대우조선은 상황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27일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자율 채무조정의 성사는 구조조정의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고, 결국 수익성 있는 일감을 수주하고 철저한 자구노력을 이행하는데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말 속에 앞으로 대우조선이 해야 할 일이 그대로 담겨 있다.



회생의 출발선에 선 대우조선은 유 부총리의 말대로 돈이 되는 일감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수주절벽에 처한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그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제살깎아먹기'의 저가수주 경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한때 세계 최강그룹의 조선업체로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자율 채무조정 합의 과정에서 추가로 약속한 총인건비 25% 축소, 직영인력 추가 감축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 대우조선을 '작고 강한 기업'으로 만들어 매각하려는 정부와 채권단도 이 과정에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양측의 이런 사즉생의 노력이 없으면 이번 신규자금 지원에도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