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장외에서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채권단의 컨소시엄 구성 불용 조치에 따라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우선매수권 행사는 포기했지만, '상표권'을 비장의 무기처럼 휘두르며 중국 더블스타의 인수 협상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 2008년 대한통운 인수 후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승자의 저주'로 불리면서 2009년 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구조조정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아야 했다.
박 회장은 2015년 말 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의 경영권 지분을 7천228억원을 주고 되찾는 데 성공해 그룹을 재건했다. 그리고서 그룹의 모태 기업인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도 재인수하고자 힘을 쏟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었지만, 산업은행이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은 불허한다"고 하자 지난 18일 우선매수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고 해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아주 포기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산업은행과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우선협상이 무산되면 다시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28일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인수협상을 진행 중인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산업에 있다. 박 회장이 상표권 허용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라는 상표를 2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한 상황이다. 9천550억원이라는 인수대금에는 당연히 금호타이어라는 브랜드 가치가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블스타가 금호라는 브랜드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측면이 많다는 게 타이어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상표권'이란 승부수로 과연 박 회장이 더블스타를 포기시키고 금호타이어를 품에 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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