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 연이은 일산 땅꺼짐 사고…고양시-요진 갈등 양상

입력 2017-05-01 09:00  

[지역이슈] 연이은 일산 땅꺼짐 사고…고양시-요진 갈등 양상

요진건설 "차수 보강 대책위 권고사항 충실히 이행"

고양시 "현장 원상복구·중대결함 있으면 건축허가 취소할 것"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업무시설 공사현장 인근에서 지난 2월 세 차례지반 침하와 도로 균열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 또 한 차례 도로 균열이 생긴 것과 관련, 고양시와 시공사인 요진산업건설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사고에 대해 시 측은 정밀안전진단 결과 중대결함이 있으면 요진 측의 건축허가를 취소하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요진측은 시와 안전대책위원회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며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달 12일 오후 7시 50분께 백석동의 한 도로와 인도에 길이가 각각 12.5m와 3.1m가량 되는 균열이 발생했다.

이곳은 지난 2월 세 차례나 지반 침하와 도로 균열이 발생했던 일산 요진와이시티 인근 업무시설 공사현장 앞 도로다. 요진이 15층짜리 고층 업무시설을 짓기 위해 깊이 20m의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중 사고가 잇따랐다.

요진은 마지막 사고 직후인 지난달 13일 "시민 안전성이 확고히 확인될 때까지 업무시설 공사현장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사업성 전반에 대해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현장의 흙을 되메우겠다"면서 "연이어 발생한 지반 침하로 고양시와 시민께 큰 불안과 불편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요진 측의 공사 중단 발표와 사과가 나온 다음 날인 지난달 14일 "공사현장의 원상복구 행정명령과 정밀안전진단 결과 중대결함이 있으면 요진산업건설에 건축허가 취소를 포함한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진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월 공사현장 인근에서 처음 발생한 지반 침하 이후 최근까지 고양시와 전문기관, 지역주민 대표 등으로 구성된 안전대책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차수 보강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며 복구공사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연약지반으로 인한 지하수 유출과 함께 도로 균열이 또 발생해 공사 전면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월 처음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시와 협의해 차수벽 보강공사를 진행했고, 대책위 요구와 대응 매뉴얼대로 복구를 하던 중에 4차 사고가 발생했다"며 "시가 이제 와 건축허가 취소를 말하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시와 요진측이 갈등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추가 사고에 대한 우려와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요진와이시티 주민인 이모 (55·여) 씨는 "연거푸 터지는 도로 침하와 균열에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면서 "공사를 하다 흙을 다시 덮으면 또 언제 사고가 날지도 모르고 현장이 흉물로 방치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요진 상가에 입점한 김 모(58) 씨는 "연이어 터진 사고로 손님들이 상가를 찾지 않아 매출이 크게 줄었다"면서 "사업이 얼마나 중단되는지, 또 언제 재개하는지 시와 요진 측에서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시 관계자는 1일 "다음 달 중 사고 현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면 주변 건축물의 안전성 등까지 종합 검토해 향후 조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n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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