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원시림·오솔길 3시간 코스…청암산 정상 주변 풍광 '걸작'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일상에 지친 심신의 안식을 찾고 스트레스를 훌훌 털고 싶을 때 수풀이 우거진 한적한 산골의 구불구불한 호숫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전북 군산 시내에서 옥산방향으로 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군산호수(78㎡)에 닿는다.
다양한 습지생물, 그윽한 호수 내음, 짙푸른 녹음, 울창한 수풀이 우거진 군산호수 수변로는 3시간이면 남녀노소가 즐기기에 제격인 산책길이다.
군산시 옥산면과 회현면에 걸쳐 있는 군산호수(옛 옥산저수지)는 일제강점기 주변의 넓은 들녘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인공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1963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30여 년간 군산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해왔다.
2008년 보호구역에서 해제될 때까지 이곳은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그 덕에 원시림과 방풍림을 비롯한 자연 그대로가 잘 보존됐다.
이 호수를 따라 형성된 9Km 정도의 산책코스는 자연탐방 명소(일명 구슬뫼길)로 인기가 높다.
옥산리 둑 앞에 차를 세우고 도로로 호수를 탐방하면 3시간가량 걸린다. 물길을 따라 돌다가 야트막한 주변 산을 잠시 올라갔다 내려와도 좋다.
특히 5월에는 맑고 깨끗한 호수 위로 파란 하늘과 구름이 낮게 드리워 상쾌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
산책로 중간중간 나무 데크 밑으로 맑게 흐르는 개울물에 발을 담그면 피로가 금세 풀린다.
이 길은 나무그늘이 늘 드리워 여름에 걷기에도 큰 불편이 없다.
맑은 개울물에 가지를 늘어뜨린 나무, 나뭇가지 사이로 얕게 피어오르는 물안개,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그대로 내려놓은 잔잔한 수면이 봄 산책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잔잔하며 평화로운 물가, 왕버들 군락, 수목으로 뒤덮인 숲길은 탐방객에게 안식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산책로를 출발한 지 20여 분 지나면 청암산으로 오르는 오솔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 길을 따라 30여 분 더 걸어가면 청암산 정상 (해발 115m)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정 원시림, 깨끗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호수, 그것과 어우러진 일대 풍광이 걸작이다.
호수와 군산 시내는 물론 옥산의 너른 들판, 멀리 남쪽으로 만경강, 북쪽으로 금강도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청암산은 호수를 둘러싼 여러 산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청암산을 내려오면 다시 습지, 대나무 숲, 물속에서 자라는 왕버들 군락지, 자연경관을 이용한 생태자연학습장 등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1년 뒤 편지가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 나팔꽃·철쭉·팬지로 어우러진 꽃밭도 운치가 있다.
청명한 바람이 함께 하면서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얻는 길, 스트레스로 병든 마음을 치유하는 곳, 체력이 약해도 갈 수 있는 길. 그곳이 바로 군산호수 산책길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할 즈음에 다리가 팍팍해지고 허기가 느껴지면 먹거리가 필요한 때다.
그렇다면 우동마을이나 칠거리마을에서 막걸리에 부침개나 짬뽕국수, 메밀국수 등을 곁들이자. 기운이 다시 솟고 피로감도 사라진다.
산책도 마치고 원기를 보충했다면 마을 옆 청암산 오토캠핑장으로 가보자.
오토캠핑장은 2만8천㎡ 부지에 차를 세우고 숙박하는 24면의 오토캠핑장이 있고, 몸만 왔다 해도 아무 걱정 없이 숙박하도록 5대의 캐러밴도 마련하고 있다.
온수시설, 샤워장을 갖춘 취사장, 화장실, 가족이 함께 캠핑을 즐길 잔디광장, 바닥분수, 물놀이 시설도 있다.
산책 후 여유가 있다면 일본식 가옥을 비롯한 근대시대 건축물이 즐비하고 최고의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짬뽕집, 오래된 빵집, 횟집이 가득한 군산 시내 옛 도심으로 가보라.
건강뿐 아니라 맛을 함께 만끽하는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유난히 휴일이 많은 5월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울창한 수풀에서 풍기는 녹음이 그윽하고 시원한 봄바람을 살랑살랑 부는 군산호수 산책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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