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오는 8월 8일 대선이 예정된 케냐에서 라일라 오딩가(72) 전 총리가 거대 야권연합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케냐 내 5개 야당 연합체인 국민슈퍼동맹(NASA)은 27일(현지시간) 수도 나이로비 공원에서 수만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전당대회를 열고 오딩가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고 데일리 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가 28일 보도했다.
오딩가는 이번 대선에서 지난 2013년 자신에게 고배를 안겼던, 재선을 노리는 우후루 케냐타(55) 현 대통령과 맞붙게 된다.
당시 오딩가는 부정투표를 주장하며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5개 주요 야당이 전례를 깨고 동맹을 구축해 단일후보를 내세우면서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
지난 2013년 대선에 출마했던 무살리아 무다바디 전 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그를 비롯한 주요 야당 인사들이 이번에는 "케냐타 정권과 여당인 주빌리(Jubilee)에 맞서기 위해 개인적 야망을 희생"했음을 강조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에게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줘야 하는 상황에서 야권이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총리 자리를 노리고 연합했다"라며 비난했다.
오딩가는 이날 행사에서 칼론조 무쇼카 전 부통령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낙점했다.
무쇼카는 야권 동맹이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딩가와 협력해 이 나라를 전진시킬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함께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락 연설에서 오딩가는 "나는 커다란 영광으로 여기고 대선 후보직을 수락한다"라고 밝혀 1997년, 2007년, 그리고 2013년에 이은 그의 4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케냐에서는 지난 2007년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과 오딩가 후보가 맞붙은 대선이 끝나고서 개표부정 시비로 종족분쟁 양상의 유혈사태가 발생해 2개월간 1천100여 명이 사망했다.
이어 케냐는 국제사회의 중재를 받아들여 키바키를 대통령으로, 오딩가를 총리로 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폭력사태를 종식했다.
하지만 오딩가와 측근들은 이번 대선에서 표를 도둑맞을 경우 지지자들이 또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해 폭력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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