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서윤후×만화가 노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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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만화 형식에 소설의 스토리와 문학성을 담은 '그래픽 노블'은 어느새 독립된 장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만화와 시를 결합한 작품은 좀처럼 드물었다. 시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만화는 있었지만 시를 있는 그대로 만화에 옮기지는 않았다.
시인 서윤후와 만화가 노키드가 협업한 '구체적 소년'(네오카툰)은 '그래픽 포엠'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실험한다.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만화와 장르문학 책을 만드는 네오카툰 이지웅 팀장은 재작년 연말 '만화시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시를 만화로 만드는 데 관심있는 시인을 수소문해 서윤후 시인을 만났다.
2009년 등단한 스물여섯 살 젊은 시인 서윤후는 지난해 첫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민음사)에서 예민한 소년의 입을 빌어 상처받은 청춘들을 위로했다. "시집을 읽고 편집자로서 감이 왔다. 테마가 분명하고 원하던 느낌의 시였다." 풍부한 표현력을 감안해 만화가 노키드에게 시집을 보내줬더니 이틀 만에 해보겠다고 연락이 왔다. 평소 시집을 거의 읽지 않는다는 노키드는 "시집을 읽고 그 속으로 흠뻑 빠지고 난 뒤, 그만 욕심이 생겨 이 책에 만화가로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고 했다.
"자꾸 새로워지길 원하는 매표소, 거짓말은 노인들에게 암표가 되어 팔려 나갔고, 앵무새 없인 할 수 없는 마술에 이미 거리를 떠도는 소년들은 모자에 동전을 구걸했다 세계의 모든 고요는 이미 매진이다 소년에겐 더 이상 할 수 있는 침묵이 없다" ('구체적 소년' 부분)
시인과 만화가는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에서 10편, 미발표 시 10편을 골라 의견을 주고받으며 1년간 작업했다. 20편 각각 만화와 시 전문, 시인이 작품을 설명한 코멘트를 엮었다. 원래 산문적 성격이 강한 서 시인의 작품은 만화 속으로 들어가 감정과 풍경을 더욱 또렷이 펼친다.
이 팀장은 "우선 시를 좋아하는 독자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분들이 읽고 나서 주변에도 추천할 수 있는 만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네오카툰은 시인 유계영의 작품으로 두 번째 만화시편을 낼 계획이다. 208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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