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 위험 최대 66배↑
고대 안암병원 연구팀, 소아청소년 1만9천여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고도비만이 심각한 상황이다. 100명 중 2∼3명이 고도비만이며, 이들은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정상체중인 또래보다 최대 6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비만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남효경 교수팀은 2001∼2014년 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19세 소아·청소년 1만9천593명의 비만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아 내분비·대사학 저널'(Journal of pediatric endocrinology & metabolism) 최신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전체 비만 유병률은 1998년 18.8%에서 2001년 22.4%, 2014년 22.9%로 2000년대 들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비만 유병률이 1963∼1970년 5%에서 2003∼2004년 17%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주춤해진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고도비만만 놓고 보면 상황이 달랐다.
국내 고도비만 유병률은 1998년 0.7%에서 2001년 1.8%, 2014년 2.4%로 급증세를 유지했다. 특히 10∼19세 남자 청소년의 경우 1998년 0.9%에 머물렀던 고도비만 유병률이 2014년에는 그 5.2배인 4.7%로 증가했다.
고도비만 소아청소년의 증가가 우려되는 이유는 성장기에 여러 대사질환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도비만 소아청소년의 대사증후군(복부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자 51.9%, 여자 33.5%로 정상체중(남 1.6%, 여 1.2%)이나 비만(남 22.2%, 여 20.3%) 소아청소년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고도비만인 경우 대사증후군을 동반할 상대 위험도(OR)는 정상체중군의 66배, 비만의 3배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기형 교수는 "한국 소아청소년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2000년대 초부터 급격히 증가했고, 이 중에서도 10대 소년들 사이에서 그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소아청소년이 고도비만이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확한 체중 인식을 통해 스스로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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