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부터 3주간 서울 남산예술센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정부의 문화예술인 지원배제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대표적인 연극인인 박근형 연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5월 서울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군인이 등장하는 4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국가폭력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이다. 2016년 대한민국 경남에서 무장 탈영한 병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945년 일제 시절 일본의 자살특공대에 지원한 조선 청년들, 2004년 이라크 팔루자에서 납치와 살인을 반복하는 무장단체, 2010년 백령도의 초계함 선원들까지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교차해 보여주며 '국가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지난해 초연 당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고 한 차례 추가공연을 했을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월간 한국연극의 '2016 공연 베스트 7'과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올랐고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시청각디자인상 등 각종 연극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연극 외적인 요소로 더욱 주목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2015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박 연출의 '개구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담았다는 이유로 이 작품이 문화예술위원회 지원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박 연출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 때문에 실제 국립국악원 공연에서 배제됐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5월13일 첫 공연 이후 박 연출과 연출가 김재엽, 연극평론가 김미도가 이 작품과 예술검열 논란을 주제로 대담할 예정이다. 김재엽 연출과 김미도 평론가는 정부의 검열실태를 담은 백서를 준비 중인 검열백서준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5월20일에는 도올 김용옥이 작품에 관한 강연을 한다.
남산예술센터에서 6월4일까지 공연한 이후 인천문화예술회관(6월16∼17일), 성남아트센터(6월22∼24일)에서도 공연된다. 전석 3만원. ☎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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