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직자 "가스실 학살 기술적으로 불가능" 논란…르펜에 '악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후보 마린 르펜에 이어 극우정당의 대표직을 물려받을 예정이었던 정치인이 과거 나치의 가스실 유대인 학살을 부정한 것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인 끝에 사퇴했다.
극우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 반(反)유대주의 언행을 자제해 온 르펜에게는 결선 투표를 앞두고 정치적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전선(FN)의 당직자이자 르펜의 애인인 루이 알리오는 28일(현지시간) BFM TV에 출연해 장프랑수아 잘크 FN 부대표가 르펜으로부터 임시 당대표를 이어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르펜이 대선에 전념하겠다면서 FN의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악재가 터진 것이다.
알리오는 "잘크 부대표는 임시 당대표직을 수행하기에 현재 기류가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대표직을 물려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해당 발언은 사실이 아니며 문제를 제기한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잘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지에서 독가스로 유대인을 집단학살한 것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00년 한 대학 교수와 인터뷰에서 유대인 학살을 부정한 학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라면서도 "화학물질 전문가에게도 물어봤다. 어려운 방제작업이 뒤따르는 독성가스로 집단학살을 했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잘크가 "당시 인터뷰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위 당직자가 역사적 사실로 정립된 나치의 가스실 학살을 부정해 논란이 일면서 르펜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펜은 지난 24일 "프랑스 대통령이라면 모든 프랑스인을 아우르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면서 당대표 사임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체주의와 국수주의, 인종차별을 옹호해온 국민전선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희석하려는 쇼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FN은 임시 당대표직을 에넹보몽 시장 스티브 브리우아가 이어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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