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이어 2위로 승격 티켓 거머쥐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아이스하키 불모지에서 1부리그 진출의 기적을 일으켰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최종전(5차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크라이나를 2-1(0-0 1-1 0-0 0-0 <슛아웃> 1-0)로 제압했다.
한국은 슛아웃에서 골리 맷 달튼의 눈부신 선방 속에 마이클 스위프트와 신상훈의 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세계 최고 레벨의 16개국이 속한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입성을 확정했다.
앞선 4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만 0-5로 패했을 뿐 폴란드(4-2승), 카자흐스탄(5-2승), 헝가리(3-1승)를 모두 꺾은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승 1연장승 1패, 승점 11점의 역대 최고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오스트리아(4승 1패·승점 12점)가 대회 정상에 섰고, 한국은 카자흐스탄(3승 1연장승 1패·승점 11점)과 승점이 같으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오스트리아와 더불어 이번 대회에 걸린 2장의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승격 티켓 중 한 장을 손에 넣었다.
이제 한국은 내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에서 캐나다, 러시아, 핀란드, 미국, 스웨덴, 체코, 스위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강팀과 꿈에 그리던 대결을 펼치게 됐다.
23위에 불과한 세계 랭킹이나 선수 면면과 저변을 따져볼 때 거의 기적과 같은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남자 등록 선수가 233명뿐이고, 실업팀이 고작 3팀뿐이다. 척박한 저변과 비인기종목 설움을 이겨내고 거둔 빛나는 성취다.
한국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에서 11-6으로 앞서고도 우크라이나의 수문장 에두아르드 자하르첸코를 넘어서지 못했다.
2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기다리던 골은 2피리어드 4분 59초에 나왔다.
박우상의 전진 패스를 받아 빠른 역습에 나선 한국은 순간적으로 맞은 2대 1 기회에서 신상우가 반대편으로 내준 패스를 안진휘가 원타이머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그동안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오던 골리 맷 달튼의 치명적인 실수로 동점골을 내줬다.
달튼은 골대 뒤에서 패스할 곳을 찾아 머뭇거리다 세르지 바비네츠에게 퍽을 빼앗겼고, 결국 아쉬운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 50초에 마이클 스위프트가 트리핑 반칙으로 2분간 퇴장당해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을 잘 견뎌냈고,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파상공세에 나선 한국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나 상대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경기 막판 마이너 페널티를 하나씩 주고받은 양팀은 결국 정규 3피리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 승부로 접어들었다.
한국은 연장전에서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몰아붙였으나 자하르첸코의 철벽 방어에 번번히 가로막혔다.
결국 경기는 축구로 치면 승부차기에 해당하는 슛아웃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첫 번째 슈터 스위프트가 침착하게 샷을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골리 맷 달튼이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두 번째 슈터의 슈팅을 모두 막아낸 가운데 한국은 3번째 슈터 신상훈이 골을 넣어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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