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패한' 미사일 발사에 지하철까지 세운 日…과응대응 논란

입력 2017-04-29 17:23  

北 '실패한' 미사일 발사에 지하철까지 세운 日…과응대응 논란

"침착" 강조하며 위기조장하는 日…정작 관료는 골든위크 '외유'

"한국도 안하는데 왜 도쿄에서 지하철 운행중단할까" 비난 쇄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9일 새벽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소식이 들린 데 이어 도쿄 등에서 지하철이 한동안 운행중단한 것을 두고 과잉대응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이 북한의 첫 미사일 발사 도발도 아닌데다 북한 내륙에서 쏘아올려졌다가 그 내륙에 떨어졌는데도 지하철 이용객 불편을 무릅쓰고 임시 운행 중단조치를 한 데 대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도발 위협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앞에서는 국민에게 침착을 당부하고, 뒤에서는 위기조장 북풍(北風)몰이로 여러 가지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 회사인 도쿄메트로는 이날 미사일 발사 보도가 나온 직후인 6시7분께 전 노선의 운전을 10분간 중단했다.

도쿄메트로의 지하철이 멈춘 시점은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한 속보가 나왔을 뿐 일본 정부는 사실 확인 등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던 시점이다. 일본에서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관련해 전철 운행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메트로는 이달 중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거나 일본 정부의 속보전달 시스템인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J Alert)을 통해 미사일이 떨어진다는 정보를 받을 경우 안전확인을 위해 운전을 중단하기로 정한 바 있다.

민간이 운영하는 지하철이기는 하지만 공공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이런 이유로 운행중단 조처를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 보고 또는 통보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조치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비슷한 시각에는 JR서일본은 동해쪽인 가나자와(金澤)역~ 조에쓰묘코(上越妙高)역 구간에서 안전을 확인한다며 운행을 멈췄고, 수도권에서 운영되는 민영전철인 도부(東武)철도도 같은 이유로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일본 정부가 과잉 대응을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트위터에는 "서울의 지하철은 평소처럼 운행하는데 왜 도쿄 메트로만 운행을 멈춰야 하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전쟁 분위기를 서서히 스며들게 하려는 작전이다", "아베 총리는 위기를 부채질하는 것을 좋아한다" 등의 비판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NHK에 "철도회사가 어떤 대응을 할지에 대해 국가가 지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전쟁 공포를 조성에 열을 올린 만큼 민간 회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21~22일 지자체 위기관리책임자들을 불러 한반도 유사 사태 발생시 국가와 지자체의 연계 방안을 소개했다.

그 이전인 11일에는 일본 외무성이 자체 운영하는 '해외안전 홈페이지'에 "한반도 정세에 관한 정보에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은 연일 한반도 위기를 강조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미사일 발사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은 정부의 정보를 주시하고 침착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뒤에서는 한반도 위기에 대한 공포감을 한껏 확대해놓고 앞에선 침착하라고 당부한 모양새다.

한반도의 위기를 강조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와 각료들이 북풍 몰이에 나서면서도 대규모 휴일인 골든위크를 맞아 잇따라 해외 순방을 떠난 것을 지적하며 진정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와 영국을 순방 중이며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브라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미국을 거쳐 투르크메니스탄과 오스트리아를 방문하는 등 4월말부터 5월초 골든위크 기간 모두 10명의 각료가 16개국을 찾는다.

이와 관련해서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의 한 공식 트위터에 각료들의 외유를 '평화 바보'라는 단어로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평화 바보는 평화에 익숙해져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트위터 담당자가 개인 트위터 계정과 헛갈려 글을 올려 발생한 해프닝이지만, "속시원한 표현이다"는 등의 반응을 얻으며 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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