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국제팀 직원 릭 펀트씨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교환학생 제도나 국제여름학교 프로그램 등을 문의하려고 한양대 국제처 국제팀 사무실에 들어서면 9명의 직원 중 한 명에게 먼저 눈길이 쏠린다.
파란 눈의 젊은 외국인이 능숙하게 "아 정말요?", "맞다 맞다" 등 추임새까지 넣으며 한국어로 대화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까지 능숙한 이 외국인은 네덜란드 출신 릭 펀트(28)씨다. 위트레흐트 응용과학대학(Utrecht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을 졸업한 그는 지금 한양대 국제팀 정식 교직원이다.
30일 만난 펀트씨는 "학업을 병행하며 국제팀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단기 프로그램을 비롯해 교환학생, 대학원 생활까지 했던 경험을 살려 외국인 유학생들의 교육과 정착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1년 친구들 추천으로 한양대 국제여름학교에 오면서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낯선 풍경이 많았다. 시험 기간에 담요와 양치도구를 챙겨 도서관에서 '전투 모드'에 돌입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신기했다.
펀트씨는 "네덜란드의 대학 생활은 '뭔가 하는 것'(Doing something)이었다면 한국에서는 '뭔가 배우는 것'(Learning something)이었다"면서 공부량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인 친구가 하나둘 늘자 정이 붙기 시작했다. 학교 인근 왕십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모국의 대학 생활과는 사뭇 달랐다. 급기야 그는 여름학교를 끝내고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더 지냈다.
이후 네덜란드로 돌아갔지만, 한국 친구들과 인연을 그렇게 끝내기 아쉬웠던 펀트씨는 다시 한국을 찾아갈 마음을 먹었다. 심지어 네덜란드에서 졸업논문도 '한양대 국제학교프로그램의 홍보방안'을 주제로 썼다.
"대체 한국에 뭐가 있느냐"는 네덜란드 친구들의 핀잔을 뒤로하고 그는 2013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학생 인턴으로 일하며 한국어를 배웠고, 2015년에는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올 2월 졸업했다.
여러 언어에 능숙한 그에게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도 종종 도움을 구한다. 홈페이지 관리까지 척척 해내 '일당백' 소리도 듣는다. 마치 한국인처럼 동료들 대소사를 먼저 챙기고, 장례식장에서는 함께 밤을 새우기까지 한다.
펀트씨는 한국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적극 나서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국제화 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고 그는 말했다.
펀트씨는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좋은 교육 환경 등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단기간의 경험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연계된 인턴 등 실용적인 프로그램을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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