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9일 서울시 잠실구장에 2만5천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 홈 경기 첫 매진이었다.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는 4시간 12분 동안 싸웠고, 두산이 5-3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숨 막히는 접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졸전에 가까웠다.
이날 양 팀은 사사구 16개를 남발했고, 실책 5개를 범했다.
KBO리그 최고 스타 이대호(롯데)는 심판과 설전을 벌이다 퇴장당했다. 심판진의 경기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꽤 컸다.
승부가 결정된 상황도 짜릿하지 않았다.
두산은 0-3으로 뒤진 7회말 6타자 연속 사사구로 3점을 얻었다. 롯데 불펜 장시환, 박시영의 사사구 남발에 무사 만루를 만들고 3타자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닉 에반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6타자 연속 사사구는 KBO리그 역대 타이기록이다.
롯데에서 사사구를 허용할 때마다 원정 응원석에서는 탄식이 나왔다. 실망감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두산 투수들도 9개의 사사구를 범해 경기를 늘어지게 했다.
야수들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날 두산은 3개, 롯데는 2개의 실책을 범했다.
특히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2회초 손아섭의 땅볼 타구 때 포구 실책을 하더니, 0-1로 뒤진 6회초 1사 2,3루에서 홈에 악송구를 해 상대에 2점을 헌납했다.
롯데가 7회말 사사구를 남발하지 않았다면, 김재호의 실책은 두산의 패인이 될 수 있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3-4로 뒤진 8회말 1사 후 류지혁의 2루 도루를 막으려다 악송구를 해 주자에게 3루까지 허용했다. 두산은 양의지의 적시타로 류지혁을 홈에 불러들여 추가점을 뽑았다.
이날 이대호를 보기 위해 3루를 메운 롯데 팬들은 4회말부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대호는 4회초 타석에서 홈플레이트를 맞는 포수 땅볼을 쳤다. 심판진은 '페어'를 선언했고, 두산 포수 박세혁은 이대호를 태그했다.
이대호는 '파울'을 주장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심판진은 "이대호가 헬멧을 던지는 등 과한 행동을 했다"며 퇴장 명령을 했다.
이에 격분한 이대호와 조원우 감독의 항의가 이어져 경기가 5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권위를 내세운 심판진도, 과격하게 항의한 롯데 선수단도 팬들 앞에서 당당할 수 없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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