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서도 탄핵 찬성 상당수…내각 추천권 받아, 임명까지 하는건 아냐"
安지원 이유에 "차차선으로 내려갈 수밖에"…"여론조사 적중하진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에 합류해 개혁공동정부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30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 "특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날 여의도 대하빌딩 자신의 사무실에서 안 후보가 제의한 위원장직을 수락하는 회견을 열고 공동정부 구상을 소개한 뒤 '홍 후보도 개혁공동정부의 대상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혁공동정부는 모든 정파를 아우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와 홍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의 '3자 단일화'에 대해서는 "후보의 문제니 내가 얘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여지를 뒀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개혁공동정부의 대상인가.
▲ 개혁공동정부는 모든 정파를 어우르는 것이다. 특별히 어디를 배제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탄핵반대 세력과 패권세력은 다음 정부 구성에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 정치가 이렇게 어려운 여건에 도달하게 된 것은 각 당의 패권세력이 정치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때도 당시 여권의 패권세력이 탄핵을 반대했다.
-- 안철수 후보는 탄핵반대세력과 함께하지 않겠다고 했다.
▲ 한국당에도 탄핵에 찬성한 분들이 상당수 있다. 그런 분들도 어느 정도 통합정부에 의사가 있으면 참여할 수 있다. 민주당 쪽에서도 탄핵 반대세력이 아닌 모든 세력을 통합하겠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 바른정당과도 손잡을 수 있나.
▲ 미래를 향한 우리의 목표에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한다면 배제하지 않겠다. 모든 것을 배제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치 풍토를 바꿔야한다. 프랑스 선거만 봐도 양쪽 진영이 열심히 경쟁을 했지만 나라 발전을 못시키니 의석이 하나도 없는 39세 마크롱이 대통령 선거에서 1위 차지한 것 아니냐. 우리나라도 정치 풍토를 바꿀 절호의 찬스다.
-- 안 후보, 홍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3자 단일화도 추진하나.
▲ 단일화 문제는 후보 개개인 문제라 내가 제3자 입장에서 얘기할 수가 없다.
-- 투표용지가 오늘 인쇄된다.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가능하겠나.
▲ 원래 정치가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나. 어떤 가능성이 대두할지 예단할 수 없다.
-- 홍 후보와 별도로 만났나.
▲ 개인적으로 만난 것을 얘기하라면 얘기를 하겠나.
-- 한국당, 바른정당 인사들과의 접촉은.
▲ 관련된 사람들을 그동안 만나기는 했다. 추진위의 인적 구성은 확정한 바 없고 오늘 말하기 어렵다. 추진위원 발표 여부는 후보가 결심할 사안이다. 후보가 발표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속으로만 알고 지나갈 수 있다.
-- 정운찬 전 총리나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도 합류하나.
▲ 사전에 연락한 적 없으며, 그들의 의사를 알 수 없다.
-- 내각 구성의 전권을 안 후보에게 넘겨받은 것인가.
▲ 내가 사람을 추려 놓으면 당선자가 최종 판단을 하는 것이다. 전권을 가진다고 해서 임명까지 하는 것은 아니다.
-- 추천권은 받은 것인가.
▲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일을 하겠나. 오늘 발표까지 상당히 시간을 소요했는데, 안 후보와 얘기가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다면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 안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울 것인가.
▲ 추진위원회는 국민의당 소속 기구가 아니다. 선거운동을 할 시간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다.
▲ 선거는 당연히 승리를 전제로 해야 공동정부 구상도 실천할 수 있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여론조사의 수치가 100% 적중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우리가 집권한다는 희망을 품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지, 아무 희망 없이 거론하겠나.
-- 민주당을 떠난 이유는.
▲ 2016년 1월 15일 굉장히 어려운 여건에 있던 민주당에서 총선을 치러냈다. 총선이 끝나고 제1당의 위치를 차지하면 당이 좀 더 민주주의적 형태로 변모하길 바랐는데, 결국 종전과 같이 패권세력으로 변하는 것을 봤다.
민주당에서 1년 가까이 있어 보니 누가 패권세력인지 구분할 줄 안다. 나중에 (통합정부가) 구성되는 것을 보면 알 거다.
-- 예전에는 안 후보를 비판하지 않았나.
▲ 지난 총선 때 비난을 많이 했다. 극단적인 말도 했다. 그러나 2012년 대선을 봐도 최선의 후보는 없고 차선도 별로 없다. 차차선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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