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미국 백악관 실세와 연계설로 관심을 모았던 안방(安邦)보험이 최근 자사 회장을 인신공격했다며 유명 경제매체 차이신(財信) 미디어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1일 중신망에 따르면 안방보험그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일련의 차이신 보도가 자사 및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명예와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차이신미디어 및 후수리(胡舒立) 총편집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여러 차례 광고와 협찬을 요구해온 차이신이 그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자 소속 주간지, 인터넷매체 등을 통해 우 회장에 대해 '세번이나 결혼했다'거나 '부부관계가 이미 중단됐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날조해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차이신이 합법적 경영활동에 대해 일련의 중상 비방을 벌여 여론을 오도하고 시장을 교란시키며 심각하게 회사권익과 우 회장의 명예권을 침범했다"고 강조했다.
차이신은 이에 대해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후 총편집은 지난 2009년 12월 차이신 미디어가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총편집을 맡고 있다.
차이신은 근래 '관시'(關係)에 의존하는 우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안방보험의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해왔다. 지난달 28일에도 안방보험의 지분 구조가 86명의 개인으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을 정도로 경영 투명성이 극히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사위로 '관시'를 각종 사업 인허가에 잘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36) 백악관 선임고문과의 부동산사업 거래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차이신망은 지난 2015년 우 회장의 세번째 부인이 덩샤오핑의 외손녀 덩줘루이(鄧卓芮)로 이미 부부관계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한 바 있다.
안방보험의 뚜렷하지 않은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뉴욕타임스(NYT)도 안방보험 오너들에는 많은 가족과 지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닝보(寧波)에서 5억 위안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안방그룹은 이후 7차례의 증자를 통해 6조 위안 가량으로 자본금을 키우며 해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벌이고 있다. 지난 3년 사이 한국의 동양생명, 네덜란드 비바트보험, 벨기에 나겔마커스 등을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안방이 법적 소송에 나선 것은 기존 비호세력이 사라진 채 궁지에 빠졌고 우 회장 자신의 강력한 정치적 배경으로 차이신과의 분쟁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안방보험은 앞서 1분기중 200억 위안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차이신 보도와 민생은행 대출사건으로 우 회장이 체포됐다는 시장 루머에 대해서도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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