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시 연료·탄약 2~4주 안에 떨어져…대량살상무기 사용 힘들 것"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비대칭 전력 강화를 통해 노후화한 재래식 전력의 문제점을 감추고 보완하려는 전략이라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FT는 그럼에도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로 공격할 경우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군사적 대응을 초래할 것이어서 이를 공격 전술용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 대신에 북한은 비록 치명적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제한적인 도발을 통해 압박하면서 체제 생존을 보장받는 전략을 계속 구사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북한은 세계 4위 규모인 100여만 명의 상비군 외에도 예비군 7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장사정포 등 엄청난 규모의 포를 전진 배치한 것은 물론 탱크와 잠수함, 전투기 수도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력 규모는 가공할만하지만, 이면엔 연료 부족에서부터 장비 노후화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한국, 미국 등과의 전쟁이 길어지면 전쟁수행능력이 크게 제한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전직 미국 군사 관료는 "북한군이 재래식 결전을 시작하거나 우연히 전쟁이 일어나면 연료, 탄약, 부속품 같은 중요 물자가 30일 이내에 떨어질 것"이라며 "군부대 규모를 고려할 경우 이르면 2주 안에도 동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무관을 지낸 전직 정보전문가 후루야마 다카하시는 "근년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군 전력이 약해져 전쟁 능력이 예전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 보고서 등에 따르면, 북한의 재래식 군 장비의 상당수가 냉전 시대 소련이나 중국제로 노후화의 문제가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신형 전투기가 도입되지 않았고, 공군 체계는 낡았다.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가 부족하고 해군은 공해 상에서의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병은 트랙터로 로켓 발사기를 끌고 다니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도 어떤 식으로든 재래식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어서 체제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전쟁 억지 전략에 착수했다고 지적한다.
한국을 즉각 위협할 수 있도록 재래식 전력의 대규모 전진 배치를 하고 동시에 전략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중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북한의 도발에 그 어느 미국 정권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도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북한의 재래식 전략과 최근 급속 발전한 미사일 기술 등을 고려할 때 미군은 물론 한국과 일본 민간인에 대한 북의 보복 공격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비확산연구센터의 시어 코튼 연구원은 북한이 여러 새로운 장소에서 탄도미사일을 시험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무기를 개발 중이라기보다는 이미 실전 배치 운용 중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화학무기도 최대 5천t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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