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해 일본 아베 정권의 각료들이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유를 통해 내각 지지율이나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기 때문인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의 경우 취임 후 4년여 동안 방문한 국가(지역)가 5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해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을 예방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날 중앙아시아 5개국 외무장관 회담에 출석한다.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으로 기시다 외무상이 지난 2012년 12월 취임 후 방문한 국가 혹은 지역은 50개가 됐다. 외무성 간부는 "따로 집계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방문국·지역의 수가)틀림없이 역대 외무상 중 톱 클래스"라고 소개했다.
기시다 외무상이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 명분은 대북 제재에 대한 협조 요청이지만, 이면에는 '포스트 아베'의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서 해외 방문을 통해 자국 내에서의 인기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욕심이 숨어 있다.
산케이는 기시다 외무상이 외국 방문을 계속하는 것은 국내 지명도를 높이려는 고민과 관련이 있다며 "아베 수상의 정상 외교 그늘에서 기시다 외무상의 존재감은 아직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여당 자민당 내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아베 총리 역시 매번 중요한 위기 상황에서 해외 순방이나 일본을 찾은 외국 정상과의 회담을 통한 외교 능력 과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무산 위기로 궁지에 몰렸던 작년 연말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잇따라 회담하며 지지율을 올렸고, 각료들의 잇따른 망언으로 위기에 처하자 최근에는 러시아와 영국을 방문해 정상들을 만났다.
아베 내각의 각료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최장 9일간 이어지는 골든위크 기간 모두 10명의 각료가 16개국을 방문했거나 계획 중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브라질을,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서는 오스트리아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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