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여성 살해 40대 담담히 범행 재연…훼손장면에선 주저앉아

입력 2017-05-01 15:42   수정 2017-05-01 17:01

동업여성 살해 40대 담담히 범행 재연…훼손장면에선 주저앉아

40여 분간 비공개 현장검증…취재진 질문에 "후회한다"

(통영=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동업하던 여성을 흉기로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40대에 대한 현장검증이 1일 경남 통영에서 진행됐다.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김모(49) 씨는 이날 오후 2시 5분께 범행 장소인 통영 시내 한 빌라에 남색 점퍼와 회색 트레이닝 바지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 마스크를 쓰고, 검은 모자 위에 다시 점퍼 후드를 둘러써 얼굴을 꽁꽁 가린 채였다.

경찰은 김 씨가 피해자 A(47·여) 씨와 상당 기간 통영에서 함께 생활해 김 씨 인적사항이 공개되면 A씨 미성년 딸과 다른 가족에게도 피해가 예상된다는 판단에 김 씨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범행 장소가 다소 외진 곳이어선지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의경 30여명, 취재진 10여명을 제외하고는 주민들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차에서 내린 김 씨는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장소인 빌라 건물로 곧장 올라갔다.

김 씨는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살해 장면은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했지만 시신 훼손 부분은 "도저히 (재연) 못하겠다"며 주저앉아 10분가량 흐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끝내는 시신 훼손 당시를 재연한 뒤 아이스박스라고 적힌 빈 상자를 들고 1층 창고로 이동, 시신 유기 장면을 마무리하고 총 40여 분에 걸친 현장검증을 끝냈다.

김 씨는 그 직후 경찰차를 타고 다시 경찰서로 호송됐다.

앞서 김 씨는 현장검증을 위해 통영경찰서를 나서며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덤덤한 어투로 "나중에 다 밝혀지겠죠. 저는 이미 있는 그대로 다 밝혔으니까 나중에 보십시오, 재판 과정에서"라거나 "(범행에 대해) 후회하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신 훼손 이유를 묻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김 씨는 지난 21일 오전 5시 통영 시내 한 빌라 안방에서 A씨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이어 24일 오후 빌라에 남겨진 A씨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아이스박스 3개에 나눠 담아 해당 건물 1층 주차장 옆 창고에 둔 혐의도 받았다.

김 씨는 A씨를 살해한 직후 빌라 전세보증금 6천만원을 빼려고 했지만, 집주인이 먼저 이삿짐을 빼야 한다고 하자 빌라에 남겨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다가 지난해부터 통영 특산품인 누비 사업을 위해 동업하던 A씨와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경찰에 주장했다.

김 씨는 A씨에게 3억원을 투자했지만 이를 되돌려받지 못했고, 이를 따지던 중 A씨가 "네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느냐"며 본인을 무시하는 말을 해 격분했다고도 진술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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