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샤인 사장 전격 퇴진…'수뇌부 물갈이' 속 3인방 체제
수전 스콧 첫 여성 CEO 발탁…후속 개혁방안 나올지 주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잇단 성 추문과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려온 미국 보수 성향의 뉴스채널 폭스뉴스가 수뇌부 물갈이를 전격 단행했다.
이는 폭스그룹의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져 향후 대대적인 사내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21세기 폭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빌 샤인 폭스뉴스 방송편성 및 뉴스 담당 사장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대신 샤인 사장이 맡고 있던 분야를 쪼개 방송편성 담당 사장에는 수전 스콧 폭스뉴스 편성·개발 총괄부사장을, 뉴스 담당 사장에는 제이 월레스 총괄부사장을 각각 승진 발령했다.
샤인 사장과 그동안 공동 대표를 맡아왔던 잭 애버네티 폭스뉴스·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광고·재무·판매·유통 담당 사장은 유임됐다.
이로써 폭스뉴스의 수뇌부는 '3인방' 체제가 됐다. 이를 놓고 머독 회장의 '견제와 균형'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이번 수뇌부 물갈이에서 눈에 띄는 점은 폭스뉴스 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됐다는 점이다. 스콧 신임 방송편성 사장은 지난해 8월 폭스뉴스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고위직 여성 임원이다.
앞서 머독 회장은 로저 에일리 전 폭스뉴스 회장과 간판앵커 빌 오라일리의 잇따른 성 추문 사건과 사내 인종차별 논란으로 회사가 흔들리자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여성 CEO를 물색해왔다.
이번에 사퇴한 샤인 사장은 프로듀서 출신으로 유일하게 지난 20년간 승승장구해온 입지전적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그는 사내에서 에일리 전 회장과 오라일리 앵커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실제로 샤인 사장은 에일리 전 회장과 오라일리 앵커 성 추문 논란에서 이를 방조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 폭스뉴스 진행자인 안드레아 탄타로스는 에일리 전 회장을 고소하면서 샤인이 그와 맞서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게다가 샤인 사장은 최근 사내 권력 암투를 벌여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에일리 전 회장과 오라일리 앵커의 퇴진으로 자신의 자리가 위태해지자 머독의 아들들에게 달려가 자신을 지켜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폭스뉴스 진행자인 숀 해니티도 지난 27일 과거 자신의 프로그램 프로듀서였던 샤인 사장을 적극 두둔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트위터에서 "샤인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된 시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낙하산으로 내려오든 내부에서 승진하든, 이는 무고한 사람의 해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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