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미대화 강조속 트럼프 "상황적절시 김정은 회동" 발언 주목
中 "美 유연성있는 대북태도 주목…평화적 노력 포기해선 안 돼"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들이 2일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 고조로 불거졌던 한반도 4월 위기설이 별 탈 없이 넘어갔다면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런 태도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에 가세해 대북 압박에 방점을 찍었던 4월의 분위기와는 달라진 것으로, 미국에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모양새다.
이들 매체는 북핵 문제가 기본적으로 중국 혼자 풀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핵심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하며, 특히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추진하는 중국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적절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고 나서, 제재와 압박 일변도로 이뤄져온 미국 중심의 국제사회 북핵 해법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중문·영문 자매지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당국의 입장을 사실상 대변해온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 타임스는 2일 사평(社評)에서 최근 미중 정상의 잦은 접촉을 통한 '화학' 작용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CBS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미국 대통령의 이런 칭찬은 흔치 않았다면서, 이는 미중 관계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중 정책의 실질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으나 백악관의 친중 성명과 미·중 공통점에 대한 강조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트럼프의 이런 친선 제스처는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중국의 어깨에 더 많은 책임을 부과해 최고의 압박을 북한에 가하길 원할 수 있다"고 조명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더 많은 책임을 떠안길 바라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면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국의 노력만으로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매체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반대한다는 공감대에 도달했으며 이는 좋은 일"이라면서 "4월의 민감한 시기가 지나갔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 덕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매체는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푸는데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길 기대한다고 말하면서 중국이 충분한 압력을 가하는지에 따라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이런 사고방식은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또한 북핵 문제에 대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4월에 한반도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봤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들 매체는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과의 차이점을 강조하기보다 더 협력하고 조율할 기회를 잡아야 하며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미국이 일한다면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구상에 동참하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들 매체는 "우리는 미국이 최근 일부 유연성 있는 태도를 보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런 유연성 실행이 어렵더라도 해볼 만하며 더 정확히 말하면 한반도 전쟁 발생을 막기 위해 평화적인 노력은 어려움이 많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또 다즈강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 등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한 별도 기사를 통해 중국의 평화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구상이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 문제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 점을 주목했다. 왕 부장의 방미를 통한 대미 설득으로 미중 양국이 북핵 해법 공감대를 이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핵 위기 고조 상황이 미중 협력을 끌어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지린(吉林)대의 한반도 전문가인 쑨징제(孫興傑)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위기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르지만, 북한 문제가 양국이 공통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분야라며 남중국해 문제 등 더 논란이 되는 문제에 비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황징(黃靖) 교수는 "미국은 북한을 이용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며 "미국은 6자회담을 교착시킴으로써 북한에 대한 중국의 딜레마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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