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탈당으로 사면초가 위기에도 "어렵지만 계속가겠다"
대선후 '진짜위기' 올수도…'어떤 평가' 받느냐에 달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
5·9 '장미 대선'을 불과 1주일 앞둔 2일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이 유 후보의 후보 단일화 거부를 빌미로 집단 탈당,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당이 난파 상황을 맞았다.
이들 13명 외에도 정운천 의원이 사흘 후 탈당에 동참하고, 일부 의원의 추가 탈당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바른정당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이날로 의석수가 19석으로 줄어들면서 원내교섭단체 지위도 상실했다.
유 후보로서는 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도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에 불이 난 것'과 같은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은 셈이다.
유 후보는 집단 탈당으로 당이 쪼개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한편 이날 예정된 서울 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 방문 등 일정을 소화했다.
유 후보는 13명이 집단탈당을 한 직후 기자들에게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을 같이 가고 싶었는데…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도 "5월 9일 국민의 선출(선택)을 받도록 하겠다"면서 독자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 후보는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있고, 지금 대선 과정도 그 과정의 일부"라면서 "새로운 보수는 헌법, 국가안보를 지키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따듯하게 만들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처음부터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어렵지만 그 길을 계속 가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전날 밤 공동선대위원장들과 회동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끝까지 간다'라는 제목의 손글씨로 쓴 글에서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외롭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몇 달 해보고 실망할 거라면 애초에 길을 나서지 않았다. 우리는 뜻을 품었고, 그 뜻이 옳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그러나 유 후보의 대선 행보는 상당히 힘이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자금과 조직 동원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이고, 당의 전폭적 지원이 없어 '고군분투' 하던 상황에서 더 힘겨운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유 후보는 힘이 빠진 대신 '보수 적통'을 놓고 경쟁하던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사실상 '백기 투항'으로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유 후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선을 완주하더라도 진짜 위기는 대선 이후가 될 수도 있다.
유 후보가 대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바른정당의 지속 가능성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 선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10%를 넘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도 밀리는 상황이다.
유 후보가 대선에서 지더라도 '의미 있는 수준'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대선 이후 나머지 의원들의 묶어두는 것은 물론 '새로운 보수' 대장정을 계속할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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