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프레임 재등장 하나…낡은 이념대결 염증 부를 것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잇달아 터진 돌발변수에 호남민심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남민심은 그동안 '정권교체는 된 것으로 본다'는 전제 아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놓고 행복한 저울질을 해 왔다.
하지만 바른정당 집단탈당 등으로 보수와 영남 표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자 호남민심도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 드러난 광주·전남 표심은 과거 대선에서 보여줬던 몰표와 같은 전략적 투표 현상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 한쪽 후보에게 지지도를 몰아주는 모습보다는 세대별 차이 속에 젊은 층은 문 후보를, 노년층은 안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지지도가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2일 발표된 광주일보 한신협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호남지역 지지율은 문 후보가 앞섰지만 45.8%로 절반을 넘지 못한 채 안 후보도 28.3%를 기록했다.
이같은 지지도가 선거일까지 표심으로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문 후보로 표 쏠림 현상이 심화할지, 또는 드러나지 않은 안 후보 지지표가 더욱 뭉칠지에 대해선 전망이 갈린다.
바른정당 집단탈당을 수구보수세력의 결집으로 연결지어 보는 시각은 호남 표심도 이에 따라 문 후보로 지지도가 더욱 몰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건전한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창당한 바른정당 구성원 일부가 결국 수구보수세력과 다시 합치는 것을 선택했고 이는 진보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남 표심에 큰 자극을 불러올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의 전국지지도 대비 호남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남은 선거기간 표 쏠림 현상이 더욱 급격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바른정당 탈당으로 부상하고 있는 진보-보수 이념 대결의 낡은 프레임은 호남에서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무너진 것으로 보고 현재 상황이 오히려 안 후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념 대결에 지쳐있는 지역 민심이 현재의 선거 구도에 더욱 실망하고 진보나 보수가 아닌 제3당인 국민의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는 수구세력과 문재인 패권 세력을 동일시하는 반문정서도 한 몫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그동안 호남에서는 없다시피 했던 정권교체 프레임이 대두하겠지만 오히려 안 후보의 정체성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낡은 이념대결에 대한 염증과 새정치에 대한 희망이 결국 안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가 공표되지 못하는 '깜깜이'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점도 변수다.
SNS 등에 흘러다니는 출처가 불분명한 온갖 정보에 지역 유권자들도 노출되면서 표심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짜 여론조사를 유포한 혐의로 담양의 한 정당 관계자가 전남도선관위에 고발되기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역캠프도 바짝 긴장하고 더욱 바빠졌다.
연휴가 시작되면서 유권자들과 만날 기회가 더욱 줄어든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권자들에게 갈 경우 어떻게 표심이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3일 오후 시도당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며 국민의당도 지역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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