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문재인 부산캠프 찾아 "국가대표 선발 지원" 호소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내년 아시안게임에 금메달이 8개나 걸려 있는 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격투기의 한 종류인 주짓수 선수들이 정부의 안이한 체육 정책에 울고 있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주짓수는 일본의 옛 무술에 브라질 고유의 격투기 기술이 접목된 무술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2015년 1월 총회에서 주짓수의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을 발표했다.
이어 OCA는 지난달 21일 내년 8월 열리는 2018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전체 종목과 금메달 수를 최종 확정 발표하면서 무술 분야 주짓수 금메달 수를 8개로 최종 확정했다.
자카르타 대회 태권도 금메달 수가 16개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메달 수다.
그러나 5월 현재 주짓수는 대한체육회 단체등록은 물론 대표선수 선발에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국정농단 사태 때문이다.
대한주짓수회는 내년 자카르타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9월 대한체육회에 단체등록을 신청했다. 단체등록이 이뤄져야 선수선발과 정부의 훈련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마침 터진 최순실 사태로 단체등록 심사가 미뤄졌다.
채인묵 대한주짓수회 사무총장은 "최순실 사태에 김 종 차관이 연루되면서 대한체육회가 여러 내홍에 휩싸여 주짓수의 단체등록과 아시안게임 출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며 "단체등록 신청 서류가 접수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경기에 나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대회 2년 전에 선수선발에 들어가야 하는 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며 "대회 출전만을 기다리며 훈련하는 어린 선수들을 위해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짓수 선수들의 이런 딱한 사정은 부산지역 도장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부산 선대위를 찾아 민원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와 대한주짓수회 부산지부는 2일 오후 '주짓수 대한체육회 단체등록·국가대표 선발 지원 정책협약'을 맺었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 정명희 정책민원해결 본부장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들의 사정을 듣고 정부의 체육 정책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다"며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이들의 아시안 게임 출전과 국위선양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짓수는 부산, 서울, 경기 등 220여개 도장에 소속된 회원만 2만명에 이른다. 동호회 참여 선수까지 합하면 10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22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내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이 유망한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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