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융시장 하루짜리 거래 '쏠림현상' 막는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다음 주부터 연기금·공공기관·기관투자자의 기관 간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가 허용된다.
단기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 다음날 바로 갚는 하루짜리 거래(익일물) 비중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만기가 2일 이상인 기일물 RP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개정한 '금융투자업 규정'을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기금, 공공기관, 금융지주회사, 공제기관 등은 물론 일임계약에 대해서도 기관 간 RP 거래가 허용된다.
지금은 금융회사들이 일임계약으로 받은 운용자금을 RP 거래에 활용할 수 없다.
앞으로는 일임계약이어도 매매대상 증권이 국채·통안채·특수채 등 안전자산일 경우 운용자금으로 RP 거래를 할 수 있다.
일임계약 투자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모든 채권을 RP로 운용할 수 있다.
RP시장 참여자 범위를 넓힌 것은 기일물 PR 매도자(자금수요자)에 비해 매수자(자금공급자)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단기금융시장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일시적인 자금 수급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활용한다.
콜, RP,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시장이 이에 해당하며 이 중에서도 국공채를 담보로 맡기고 단기로 돈을 빌려주는 RP 거래가 단기금융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RP시장에서 익일물 거래 비중이 2013년 70.1%에서 지난해 85.2%로 확대되는 등 의존도가 커지면서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커졌다.
담보 가치가 급락해 RP 차환에 실패할 경우 금융회사가 담보를 매각하더라도 자금은 다음날 유입돼 익일물 RP를 갚지 못하는 지급 불능 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런 초단기물 편중 현상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폭시킨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다양한 만기의 기일물 RP 시장이 활성화되면 일시적 자금 수요가 발생할 때 채권을 매각하지 않고도 RP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증권금융의 RP 시장조성 기능도 강화한다
증권금융의 콜 운용과 차입이 2년간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콜시장에서의 자금차입·운용 규모는 기일물 RP거래, 매수·매도 실적에 비례해 결정된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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