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 장벽은 美보호주의, 트럼프 정책 애로, 지정학 리스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보호주의, 경제정책 애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세 가지 장벽 때문에 일본 엔화가치가 본격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권이 기대하는 엔화가치 하락은 이같은 세 가지 장벽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고, 오히려 올 연말에는 엔화 강세도 예상된다.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엔화가치 하락이 시작된 지 오는 9일로 반년이 된다. 당시 엔화 가치는 당초 단숨에 달러당 17엔이나 하락, 작년 12월 중순에는 달러당 118엔대 후반까지 내렸다.
올해 들어 엔화가치는 강세로 반전했다가 다시 약세 흐름을 타고 있다. 4월 중순에 달러당 108엔대까지 가는 강세를 보인 뒤 지난 2일 112엔대에서 약세를 나타냈지만, 엔화의 본격 하락은 없을 전망이라고 한다.
엔화 약세 배경에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투표가 있다. 결선투표가 '극우 대 급진좌파' 구도를 피하게 되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를 사려는 열기가 식었다.
JP모건체이스은행 사사키 도오루 시장조사본부장은 "엔화가치는 4월 17일 기록한 108엔대 전반까지 1개월간 약 6%나 상승했다. 지금은 다시 하락해도 불가사의하지 않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2개월에 달러당 114엔 정도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엔화강세 기조가 다시 나타나 연말까지는 달러당 105엔 정도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본격적인 엔화가치 하락을 막는 벽 3개를 거론했다.
첫 번째는 미국의 보호주의다. 다이와증권 가메오카 유지 수석외환전략가는 "미국의 환율 공격 방향이 일본도 향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트럼프 정권 경제정책 시행의 애로다. 트럼프 정권은 대규모 감세 등에 대한 개요를 4월 하순에 공개했지만 미국경제를 활성화할 효율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미즈호증권 우에노 야스나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원 마련 방안이 대부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회와의 충돌도 변수다. 따라서 미국 금리상승이 달러 매수를 부르고 엔화 약세에 속도가 붙는 국면을 예상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세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북한 정세의 긴장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안전통화로 인식되는 엔화가 높이 평가되기 쉬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메오카 등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 가지 때문에 연내에 달러당 100엔선까지 갈 수도 있는 엔화 구입 압력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현재는 투자관계자의 엔 보유 조정 등도 있기 때문에 엔화가치는 당분간 크게는 움직이지 않을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내다봤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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