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총장 "불법행위에 행정·사법 조치 불가피"…학생들 "계속 농성"
학교-학생 '불통'으로 사제지간 극한 대립…"해법 찾는 노력해야"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대가 학교의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반대하며 행정관(본관)을 재점거한 학생들을 경찰에 고발한다. 학교 자체적으로 중징계도 추진한다.
서울대는 2일 성낙인 총장 명의로 담화문을 내어 이 같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성 총장은 담화문에서 "지금까지 일부 학생의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학 당국은 최대한 인내를 가지고 대응했다"며 "이제는 행정·사법적 조치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반도덕적 행위를 자행한 학생들에게 단호한 징계 조치가 취해질 것이며 기물 파손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형사고발로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점거 중인 학생들도 성명을 내어 "대학본부가 학생들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신하고 다쳤다"면서 "그런 총장을 참을 수 없어 본관을 다시 점거했고 이곳에서 총장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 약 20명은 지난달 27일 총장면담을 요구하며 기습적으로 본관에 진입해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닷새만인 이달 1일 학교 측은 직원들을 동원해 농성 학생들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학생 2명과 청원경찰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학생들은 같은 날 오후 본관 앞에서 예정됐던 총궐기를 진행한 다음 본관으로 재진입해 1층과 2층 일부를 점거했다.
이때 일부 학생들이 망치 등을 이용해 유리창을 깨고 본관 재진입을 시도했고 이는 학교 측의 형사고발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학생들은 작년 10월부터 150여 일간 점거농성을 한 바 있다.
당시 농성은 학교 측이 휴일 오전 직원들을 불러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끝났다.
학내갈등으로 학교와 학생들이 물리적 충돌을 반복한 데 이어 학교가 학생들을 고발까지 하기로 하자 학내에서는 사제지간에 갈등 봉합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흥캠퍼스 일방추진을 강행한 학교 측과 실시협약 철회만을 요구한 학생들에 모두 '불통'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성의 전당답게 양측이 무릎을 맞대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학교 측은 이날 중 고발장을 서울 관악경찰서에 접수할 예정이다. 고발되는 학생은 10명 미만으로 알려졌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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