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35)은 올 시즌 내내 왼쪽 발목 통증에 시달렸다.
고질적인 통증에도 불구, 사이먼은 인삼공사의 골 밑을 책임지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사이먼이 든든하게 버틴 덕에 센터 오세근의 활동범위는 크게 넓어졌다. 이정현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는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그러나 사이먼의 발목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 더 안 좋아졌다.
그는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상대 팀 마이클 크레익을 수비하다 쓰러졌는데, 하필이면 왼쪽 발목을 또다시 다쳤다.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사이먼은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키퍼 사익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목이 안 좋다"라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다쳤을 때 우승이 날아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먼은 테이핑한 뒤 다시 나와 뛰었다. 통증은 더욱 심해졌지만, 부상 선수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투혼을 발휘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8분간 34점을 쏟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4차전 37분간 30득점, 5차전 36분간 20점을 넣었다.
그리고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6차전에서 13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이정현(30) 역시 인삼공사의 첫 통합우승에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다.
이정현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 평균 15.28점을 기록해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로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이정현은 사익스가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포인트 가드 역할을 도맡으며 팀을 이끌었다.
공을 가진 시간이 많다 보니 체력이 빨리 떨어지고, 상대 수비의 마크가 집중됐다. 그러나 이정현은 보란 듯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1차전에서 20득점, 2차전에서 19득점을 올렸고, 4차전과 5차전에서도 각각 14점 16점을 올렸다.
김승기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이정현이 1번(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아 체력적인 부담이 클 텐데, 내색하지 않고 잘 버텨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정현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상대 팀 이관희와 물리적 충돌을 빚은 뒤 원정경기마다 원정 팬들에게 극심한 야유에 시달렸는데, 정신적인 부담과 충격을 이겨내고 맹활약을 펼쳤다.
주장 양희종(33)은 6차전의 영웅이었다. 그는 어깨와 발목 부상에 시달렸지만, 위기 순간마다 3점슛을 꽂으며 팀 창단 이후 첫 통합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6차전에서 3점슛 9개를 던져 8개를 성공하며 2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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