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팀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이 감격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김승기 감독은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8-86으로 승리해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즌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여러 가지 일이 많았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통합우승이 더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승 직후 코트에서 감격의 눈물을 펑펑 흘린 탓인지 눈 주위가 약간 부어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답변하다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 눈물을 많이 흘렸다. 무엇 때문인가.
▲ 정규리그 우승을 한 뒤 우승 소감에서 부모님과 집사람 이야기 하려 했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 안 했다. 이번엔 부모님과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부모님은 내가 선수, 코치, 감독 할 때까지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 부모님 이야기 하면 눈물이 난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 집사람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가장 기뻐할 것이다. 지금 농구계에 안 계시지만 (전창진 감독에게) 혹독하게 잘 배웠다.
-- 선수, 코치, 감독으로 최초로 우승했다.
▲ 선수들이 부족한 나를 도와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통합우승을 한 것 같다.
-- 가족들과 연락했나.
▲ 휴대폰이 없다. 부모님을 보면 울음이 날 것 같아 오늘 하루는 안 보려 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
-- 국내 선수들의 활약상이 대단했는데.
▲ 이정현과 오세근이 돌아가면서 잘 해줬다. 사이먼도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줬다. 사익스도 라운드가 지나가면서 수비에서 잘 맞아 들어갔다. 공격적인 디펜스를 원했는데, 그동안 선수들을 잘 맞춰놓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 사이먼은 지친 기색이 있었는데.
▲ 라틀리프를 막을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상대 팀에서 트랩 수비를 하다 보니 조금 지쳤던 것 같다.
-- 마지막 순간, 이정현이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 투맨 게임을 바랐는데 이정현이 맡겨달라고 하더라. 이정현이 약속을 지켜줘 굉장히 고맙다.
-- 양희종이 3점 슛을 많이 넣었는데.
▲ 양희종은 이상하게도 몸이 좋을 때 슛이 잘 안 들어가고 몸이 안 좋을 때 슛 감각이 좋다. 사실 양희종은 발목이 상당히 안 좋다. 우여곡절 끝에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정현, 오세근이 있었던 건 양희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희종이 있었기에 두 선수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 김승기 감독의 농구는 무엇인가.
▲ 스틸 디펜스다. 공격적인 수비다. 난 평범한 농구는 안 좋아한다. 선수들이 힘들지만 잘해냈다. 삼성과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고 본다. 이상민 감독에게 챔피언결정전을 멋있게 치러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언제든지 감정싸움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정현이나 이관희에 관한 비난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걸 이겨내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절대 불미스러운 일이 안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 고비가 몇 차례 있었는데.
▲ 5라운드 끝나고 3팀이 동률 1위를 했는데, 우리가 부산 KT에 패하면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힘들었다. 그 순간이 가장 큰 위기였다고 본다. 6라운드는 팀이 하나가 돼 치렀다.
-- 테일러의 플레이가 대단했는데.
▲ 잘했다. 득점력 있고 파이팅 있었다. 수비도 열심히 했다.
-- 다음 시즌 적이 될 수도 있는데.
▲ 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 테일러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 양희종이 잘 해줬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