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날로아 카르텔 부두목 다마소 로페스…구스만 아들과 권력쟁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첫 번째 탈옥을 지휘했던 '심복'이 검거됐다고 텔레비사 등 현지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연방검찰은 이날 새벽 멕시코시티에 있는 한 중산층 아파트에서 군과 검경의 합동작전을 통해 일명 '엘 리센시아도'(학사)로 불리는 다마소 로페스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현지 방송사들은 중무장한 경찰 2명이 지키는 가운데 붙잡힌 로페스가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방영했다.
경찰 출신인 로페스는 지난 2001년 할리스코 주 교도소에 갇혀 있던 구스만이 빨래 바구니에 몸을 숨겨 탈옥하는 것을 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구스만의 첫 번째 탈옥 이후 구스만이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에 합류해 그의 충직한 오른팔이자 부두목 중 한 명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구스만이 올해 1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이후에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장악하기 위해 구스만의 아들들과 피비린내 나는 암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구스만과 함께 시날로아 카르텔을 설립하고 구스만이 두목으로 있던 당시 2인자였던 이스마엘 삼바다는 조직 내 파벌 간의 휴전을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스만의 공백으로 생긴 권력투쟁은 지난 2008년 벨트란 레이바 카르텔이 시날로아 카르텔에서 독립할 당시 벌어졌던 상황에 비유된다. 그 해에 멕시코에서는 정부와 마약조직 간 전쟁과 마약조직 내부의 암투로 6천8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구스만은 두 번째 탈옥 6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자신이 이끄는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근거지가 있는 서북부 시날로아 주의 한 은신 가옥에 숨어 있다가 멕시코 해군과 교전 끝에 검거됐다.
1989년부터 2014년 사이에 미국 각지에서 마약밀매, 돈세탁,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17번 기소된 구스만은 재수감된 지 1년여 만인 지난 1월 19일 미국 뉴욕으로 신병이 인도돼 재판을 받고 있다. 구스만의 신병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구스만은 뉴욕 법정에서 미국 교도소의 수감 환경이 가혹하다고 주장하며 유죄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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