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복당파', 대선까지 무소속…친박 비난에 '부글부글'

입력 2017-05-03 11:00   수정 2017-05-03 11:10

한국당 '복당파', 대선까지 무소속…친박 비난에 '부글부글'

"이 정도 저항은 예상했다"…"1명만 거절돼도 안 들어가" 배수진

"'철새' 비판 각오하고 좌파정권 막으려 洪 지지"…지도부 결단 압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려는 '복당파' 의원들이 적어도 대선까지는 무소속으로 남게 되자 속을 끓이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김재경, 이군현,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박순자, 여상규, 이진복, 홍문표, 홍일표, 장제원, 박성중)은 한국당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고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3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입당 허용 여부는 대선 전까지 결정하기 어렵다는 게 한국당 입장이다. 한동안 무소속 의원의 신분이 되는 셈이다. 이보다 나흘 앞서 바른정당을 탈당한 이은재 의원은 한국당 입당이 허용됐다.

이 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입당 신청을 하면 절차를 밟기 때문에 대선까지는 그 결정이 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에 시·도당 입당 심사와 중앙당 의결 등 절차를 밟으려면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입당 여부가 대선 전 결론이 나기 어려운 실제 이유는 당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반발의 의식해서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청원을 비롯한 친박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과 입장발표문 등을 통해 비박(비박근혜) 성향인 복당파 의원들의 행보를 강력히 성토했다.

복당파 의원들은 "이 정도 저항은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옮길 때 받을 비난과 반발은 이미 각오했다는 것이다.

김재경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우리를 꽃가마에 태워 데려갈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대선 이후 정치권이 한 차례 크게 요동치면서 친박·비박 구도도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복당파 의원들 사이에선 한국당이 일부 강성 친박들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다는 불만도 없지 않다. 홍준표 후보 당선을 위해 한 표가 아쉬운 마당에 또 당내에서 '내 편 네 편' 따지느냐는 것이다.

한 탈당파 3선 의원은 "소수정당은 선거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를 유승민 후보가 4∼5차례나 무시했고, 유 후보의 고집불통에 실망해 탈당한 것"이라며 "친박과 싸우려고 한국당에 들어가 홍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친박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권성동, 김성태, 황영철, 장제원 의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실제로 황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탈당을 철회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친박을 의식해 일부 의원의 입당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단체로 입당을 포기하자는 의견도 복당파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박성중 의원은 "복당파 의원들은 각자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있는데도 '철새'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판을 흔들려는 것"이라며 "좌파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목표가 한국당 내부에서 공격당하는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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