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주 취업비자 규제에 애타는 인도 총리, 우려감 표시

입력 2017-05-03 15:54  

미국·호주 취업비자 규제에 애타는 인도 총리, 우려감 표시

정보기술 인력 외국진출 많은 인도, 자국민 추방가능성 촉각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최근 호주와 미국 등이 잇따라 외국인에 대한 취업비자 규제를 강화하자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많은 인력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도가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3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호주 정부가 외국 전문 기술인력에 대한 비자 규제를 강화한 데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모디 총리와 턴불 총리는 이 문제에 관해 양측이 긴밀하게 접촉하기로 합의했다고 인도 외교부는 전했다.

고팔 바글라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이 문제를 양국이 논의하는 포괄적경제협력조약(CECA·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앞서 턴불 총리는 지난달 18일 외국인 숙련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4년 만기 임시취업비자(457비자)를 폐지하고 이보다 기간을 줄이거나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새로운 비자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호주 내 457비자 소지자 9만5천여명 가운데 인도 출신이 약 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턴불 총리는 새 비자 정책을 발표하며 "457비자가 호주인들에게 갈 수 있거나 가야만 하는 일자리를 (외국인이) 차지하는 수단이 되도록 더는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 조치가 저임금 외국인 취업자를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도는 마찬가지로 지난달 전문직 취업비자(H-1B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한 미국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은 지난달 21일 미국을 방문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경제 활성화에도 인도인 전문 인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비자 규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모디 총리 역시 지난 2월 인도를 방문한 미국 하원 대표단에 비자 정책 재고를 요청했다.

인도는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산업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인 1천억 달러(113조원)를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각국의 전문직 취업비자 규제에 민감하다.

인도 소프트웨어기업협회(NASSCOM)에 따르면 약 300만 명의 인도 기술자들이 도이체 방크, IBM, 마이크로소프트, 브리티시 항공 등 해외 고객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IT 서비스기업 인포시스는 미국 비자 규제 대책으로 앞으로 2년간 미국에서 1만 명을 고용하고 '기술혁신 허브' 4곳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현지 인력 고용 확대 방안을 2일 발표하기도 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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