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통산 93승으로 우상 김정수 92승 돌파
김민식은 쐐기 타점으로 승리 도우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민식(28)은 SK 와이번스에서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해 양현종(29)이라는 대형 투수를 만났고, 양현종 역시 믿고 공을 던질 단짝을 찾았다.
양현종과 김민식이 배터리를 이룬 경기에서 KIA는 5전 전승이다. 양현종이 올해 등판한 6경기에서 모조리 승리했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이 과정에서 김민식의 공은 지대했다.
특히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은 양현종-김민식 배터리의 호흡을 확인한 기회였다.
양현종은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수확했고, 김민식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수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날 승리를 추가한 양현종은 프로 통산 93승째를 거뒀다. 그의 우상이자 역대 타이거즈 왼손투수 중 최강자로 꼽힌 '까치' 김정수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기도 하다.
김정수는 1999년까지 해태에서 88승을 거둔 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에서 4승을 더해 92승으로 은퇴했다.
이미 양현종은 89승째로 '타이거즈 좌완 최다승' 타이틀을 따냈지만, 이날 경기 후 "시즌 1차 목표로 삼은 타이거즈 역대 좌완 최다승 기록을 세워 기쁘다. 어릴 때부터 타이거즈를 보고 자란 내가 역사에 이름을 남겨 감회가 남다르다. 올해 2차 목표는 100승"이라며 김정수의 통산 성적을 뛰어넘은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김민식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양현종은 "포수 민식이가 '주자는 내게 맡기고 형은 타자와 승부만 집중하라. 나만 믿으라'고 말해준 게 통했다"며 웃었다.
김민식은 이날 양현종을 훌륭하게 리드한 것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3회 초 1사 1루에서는 우전 안타로 1루 주자 김호령을 3루까지 보내며 결승 득점에 힘을 보태더니, 1-0으로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지키던 7회 초 2사 1루에서는 우익수 쪽 3루타를 터트려 천금 같은 쐐기 타점을 올렸다.
그는 "현종이 형이 잘 던지고 있는데 추가점이 안 나와 (타자로) 미안했다. 진루타라도 치자고 집중한 게 3루타로 이어졌다. 팀에서는 타격이 안 좋아도 괜찮다고 부담을 덜어 주시지만, 스스로는 타격이 부진해 팀에 미안했다"고 말했다.
승리한 날 투수는 포수에게 감사를, 포수는 투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렇게 둘 사이에서 신뢰가 싹튼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