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권위자 '하얼빈 의대 수술계획' 소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지난해 중국 의료진과 함께 원숭이 머리 이식수술을 진행했던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가 앞으로 10개월 내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사람 머리이식 수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따르면 카나베로 박사는 최근 독일어 잡지 '오오옴'(Ooom)과의 인터뷰에서 "한 중국 환자가 10개월 내 세계 최초로 중국 하얼빈(哈爾濱) 의대 신경외과 런샤오핑(任曉平) 교수로부터 머리 이식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런 교수가 2개월 내 중국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수술 일정도 공개할 것"이라며 앞으로 계획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2014년 미국 신경과학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계획을 소개해 '프랑켄슈타인' 박사로 불리는 카나베로는 지난해 1월 원숭이 머리 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힌 뒤 올해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머리이식 수술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나베로 박사의 원래 계획과 이번 발표에서 달라진 점은 수술을 받는 환자가 선천성 척수근육위축증을 앓는 러시아 컴퓨터 엔지니어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에서 중국인으로 바뀐 것과 수술 장소가 중국으로 바뀐 점이라고 펑파이는 전했다.
카나베로 박사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펑파이가 런 교수가 소속된 하얼빈 의대와 하얼빈 의대 부속 제2 병원을 취재한 결과 양측 모두 "관련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얼빈 의대 제2 병원 홍보 담당자는 "이 일과 우리는 관계가 없다"며 "그쪽 사람(카나베로) 스스로 주장하는 것 뿐이고, 런 교수의 연구와 그들의 연구는 사실 거리가 있다"고 카나베로 박사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카나베로 박사는 오오옴 인터뷰에서 런 교수와 자신이 '아주 친밀한 친구'라고 소개하며 "중국이 수술에 성공하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다. 런 교수와 협력하기도 더 좋기 때문에 중국을 선택했다"고 수술 장소를 변경한 이유까지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런 교수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펑파이는 "사람의 머리이식 수술이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임상 시험 등을 거치지 않아 많은 위험이 있다"며 "집도 시간도 36시간이 걸리고 비용 역시 6천880만 위안(약 112억원)이 든다"고 소개했다.
앞서 의학계 등에서는 이 수술이 윤리적으로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에 카나베로가 수술 승인을 받기 위해 중국 의료팀과 협업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