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양국 관계 완전 복원"…에르도안 "두 나라 행보 지역 운명 결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만나 회담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서 약 2개월 만에 다시 러시아를 찾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맞아 회담을 시작하며 "양국 정상이 이처럼 실무적으로 만나 양자 관계의 핵심 문제들과 시리아 문제와 같이 첨예한 국제 현안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양국 관계가 완전히 복원돼가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양자 관계가 에르도안 대통령과 계획했던 대로 발전돼 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지난달 터키에서 치러진 대통령 권한 확대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된 것과 관련 에르도안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도 "양국 정상이 양자 협력 문제들과 지역 현안들을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가능성이 제공됐다"면서 "우리가 함께 취하는 행보가 지역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시리아 사태, 시리아 내 화학무기 공격, 테러와의 전쟁 등 국제 현안과 양자 관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소치로 출발하기에 앞서 "양국 관계를 원상회복하고 교역 규모 1천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러시아가 터키에 취하고 있는 모든 통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 이후 터키에 대규모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터키 식료품 수입을 금지했다.
이후 관계 회복 과정에서 대부분의 제재는 해제됐으나 아직 냉동 육류, 가금류 부산물, 토마토·오이 등의 채소, 포도·사과·배·딸기 등 과일류 수입 금지는 해제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전폭기 피격 사건으로 급속 냉각됐던 양국 관계는 지난해 7월 터키 군부 쿠데타 시도 과정에서 러시아가 터키 정부에 도움을 준 뒤 회복 계기를 마련했고, 뒤이어 같은 해 8월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회복에 합의하면서 급속도로 복원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을 각각 지원해온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해 말 양측의 휴전을 끌어내고 이후 평화협상을 중재하는 등 시리아 사태 해결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특히 최근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 구매 협상을 벌이며 군사 분야 협력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 협력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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